탯줄 자르기 체험학습 할 사람?

동생이 생겼어요.

by 김옥진

일학년 지성이는 동생이 물 속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았다. 기억 나는데로 그린 그림은 아주 정확하다. 엄마가 물속에서 엎드려서 동생을 낳았고 아빠와 지성이, 하리가 풀 주위에서 그 광경을 본다.

내 모습도 그려주었는데 초록색 가운이며 뽀글 파마머리가 인상적이다. 앞쪽 흰머리 염색이 희미해져 갈색으로 변했는데...어쩜! 살색머리로 그려주었다.


엄마의 자연스러운 출산을 함께하는 것은 생명에 대한 씨앗을 심어준다. 대대로 이어지는 신비한 탄생, 고되 보이는 엄마를 지켜보는 것이 마음에 남을 수도 있을지언정 그 다음에 일어나는 어마어마한 광경은 잊혀지지 않는다. 장성한 지성이가 아빠가 될 때, 진통하는 아내를 잘 위로 하지 않을까. 최소한 남자들이 갖는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없지 않을까.


"탯줄자르기 체험학습 할 사람?" 숨가쁘게 아기를 낳은 엄마가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난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크라이막스인 출산을 본 아이들에게 탯줄자르기는 누워서 식은죽 먹기, 두 녀석 모두 시큰둥하다. 또다시 "체험학습 할 사람?" 이번엔 아빠가 소리졌다. 다가와 인심쓰듯 아빠보고 자르라고 한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아이패드에서 좋아하는 만화영화가 나오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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