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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Jul 04. 2024

삶은 감자

시끄적

삶은 수미감자에서 엄마 냄새가 난다.

조여온 목구멍에 감자가 걸린다.


어이쿠 허리야!

감자를 캐던 엄마의 비명,

그러고 나서도 엄마는

고놈을 얼른 씻어 압력 밥솥에 삶았다.


쫀득한 수미감자를 호호 불며 먹는 내 모습에 어머니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맛있다!"


내가 어머니 나이가 되고 보니

자식은 거미처럼 제 어미를 파먹으며 사는가 싶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어머니가 그 어머니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나도 자식에게 기꺼이 내어주기로 했다.

수미감자를 먹이려 어머니가 내게 준 것처럼,


조여온 목구멍에 감자가 걸리면 생각나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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