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살이
여름이 오려나 부다.
소리 없는 꽃들의 외침은 고요한 천둥소리.
천지의 꽃망울 터지는 소리를 들으며
봄은 서서히 퇴장 준비를 한다.
선듯한 봄 냄새는
오월의 화려한 밝음에 무릎을 꿇고 말없이 스러진다.
겨울을 보낸 시금치,
두툼한 분홍빛 뿌리가 땅속에서 나왔다.
짙푸름은 다듬을 것 없다.
씻고 데쳐 식탁에 차려졌다.
인내가 내 뱃속으로 들어온다.
겨울을 먹었다.
햇살 가득 연둣빛 얼갈이,
된장과 어우러져 봄기운을 보탠다.
심고 가꾸는 것에 더해진 섭리를 만나는 봄 식탁.
봄도 내 몸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