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산파일기

출산, 모두의 잔치 :국립민속박물관특별전시

산파 일기

by 김옥진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45053?sid=103


나는 지금도 출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 봉긋이 배가 나온 임산부를 만나면 반갑게 다가가 배를 어루만지며 칭찬하고 싶다. 뱃속 아가에게 인사도 하고 싶고 아기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싶다. 내 DNA에는 조산사의 피가 들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국립 민속박물관 학예사로부터 인터뷰 제의가 왔다. 문화적 측면으로 조명되는 출산에 관한 전시회를 무려 6개월간 한다고 했다. 괜스레 설렜다. 내가 해야 할 일을 그들이 하는 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끓었다. 그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이 순서였지만 외려 내가 더 많은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세 명의 박물관 학예사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조산원으로 왔다. 각자가 가지고 온 질문들, 공통 질문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로 두 시간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첫 만남을 마친 후 그들이 나가면서 한말,

" 아! 출산이 꼭 무서운 일만은 아니네요. 작지만 자신감도 생겼어요.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기뻤다.


며칠 뒤 인터뷰 촬영도 마쳤다. 조명 기사, 촬영기사, PD 등을 비롯해 모두 다섯 명이 좁은 조산원을 채웠다. 촬영은 삼십여 분 동안 진행되었고 편집을 거쳐 전시회의 한 편을 장식한다.


12월 2일에 개막식이 있었다. 초청장이 왔으나 개인적 일로 참석하지 못했다. 열흘 후 전시 도록이 배송되었다. 또다시 가슴이 뭉클했다. 전시를 넘어선 대망의 출산 역사가 꼼꼼히 기술되어 있다.


출산은 여성만이 할 수 있는 멋진 일이다. 여자인 것이 자랑스럽지 않은가?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여성뿐인 것이... 그리고, 아무런 개입 없이 태어나는 것이 자연에 가깝다. 자연에 가까운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이로운지는 여러 말이 필요 없다. 내가 여자인 것이 참말로 좋다.


지금, 어미와 새끼를 떼어놓는 오류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의 출산을 되짚는 일이 간단히 전시 만으로 끝날일은 아닌 듯싶다.


전시장의 한편에 내가 가지고 다녔던 가정 출산 가방이 자리한다. 내가 쓰던 초음파 기계와 산소통 등도 전시되어 있다. 조산원 출산이 줄어들어 쓰임이 줄어든 애정하는 가정 출산 가방이 출산문화를 알리는데 일조를 하니 기쁘기 그지없다.

이제 짬을 내어 그들을 만나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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