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출산
임신 20주를 넘긴 산모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질문들은 없다. 걱정스럽다는 둥, 아직 남편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는 둥, 기본 질문에 꼭 들어가는 내용이 없어서 마음이 한결 좋다. 어떤 사람일까.
약속시간에 맞추어 남편을 대동하고 나타난 그녀는 호탕하다. 불안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출산과 임신을 하고 있는 동안에 무얼 어떻게 해야 하는지만 궁금해한다. 남편은 약방의 감초처럼 옆에서 검은색의 추임새를 넣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는 일이라 그렇다고 솔직히 말한다. 그들의 대답은 대부분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였다.
그들의 개인적인 날들을 알 수 없다. 아무리 아기를 평생 받은 경력의 소유자라도 처음 만나는 상대에 대한 단언은 할 수도, 해서도 안된다. 이들이 어떤 임신 과정을 보낼지, 어떤 껄끄러운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모른다.
두 시간 동안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다. 여전히 불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진 않는다. 통증척도로 불안의 척도를 가늠해 본다. 불안 수치 최고치 10을 말한다. 호탕함 속에 불안이 차 있다.
교육의 효과는 뜬구름 같은 불안을 잠재우고 현실을 직시하는 힘을 준다. 확신은 실전의 바탕이 된다. 확인에 차도록 안내를 해 주는 것이 내 몫이다.
산모의 나이가 많아 고 위험 산모라는 딱지가 붙어 있다. 사람들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말한다. 그러나 출산의 현장에서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나이테는 아무도 모르게 몸의 곳곳에 표식을 남긴다. 그 안엔 살아온 흔적들은 그의 몸에 시침을 떼고 들어가 인아 있다. 그것을 감지하는 사람은 본인뿐이다. 사사로운 것들조차 출산에 미치는 힘으로 작용한다. 조산사는 늘 예리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세상이 혼인이라는 제도와 걸맞지 않고 사랑하는 일을 등외 시한 결과물들이다. 고위험 산모라는 명칭도 그 제도 안에 들어 있다.
출산교육이 도움이 되었다는 과한 칭찬은 하지 않는다. 열심히 긍정적으로 대답하고 안내한 대로 실천을 얼마냐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교육은 그녀가 바라는 데로 자연스럽게 첫아기를 낳기 위한 지름길이다.어디서 낳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더하여 조산원에서 아기를 낳는다고 보장하기도 이르다. 어떻게 임신의 과정을 보낼 것인가는 그들의 손에 달려있다. 몸과 마음이 준비된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 함께하든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다.
내면의 거리낌을 버리고 깔끔하고 반듯한 둥지에서 새 생명을 만나라고 기도한다. 어떤 불안이라도 기도 앞에선 맥을 출수가 없다. 기도할 일이 더 생겼다. 그녀가 잘 아기를 품고 또, 잘 아기를 낳을 수 있도록 간구하는 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