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세 시부터 시작된 M의 아기 맞이가 아침까지 계속되고 있다. '초산이니 느긋하게 기다려야지~'난 그렇게 생각했었다. 지금은 아침 여덟 시! 주고받는 문자에 적힌 글들은 느긋해도 되는 시간임을 반증한다. 슬슬 일어나 일터로 나가도 되겠다. 지금 진통의 간격은 6~7분대! 잘 진행되고 있다. M의 키는 170cm, 아기도 적당히 커서 3킬로 정도가 예상되며, 아내 말에 귀 기울이는 순둥이 남편이 있어서 이번 출산은 순조로울 것 같은 기대도 있었다.
아직 참을만하단다. 출근시간대를 비껴 와도 좋을 거다. 집에서 진통하며 아침밥도 먹고, 잘 움직이며, 견디는 M의 모습이 그려진다.
진통이 시작된지 여덟시간이 지나가는 오전 11시,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내가 너무 아파해서요~~~~ 오......."
그 말이 끝나기 전 ,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비명소리! 때가 된, 얼른 와야 될 목소리였다. 조산원까지의 거리는 20km 정도였는데 오는 도중 양수가 터졌다며 놀라서 숨넘어가는 남편의 전화도 왔다. 이제는 힘이 들어가는 소리도 들린단다. 주차장까지 마중을 나갔다. 비상등을 켠 차가 들어온다. M은 뒷좌석에 옆으로 누워 있었고 또 다른 진통이 밀려오자 끙끙 소리를 낸다. 아기 밀어내기 소리이다. 이완을 시키며 잠시 진통이 가기를 기다렸다가 10미터를 걸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또 진통이 온다. 서거나 걷는 자세는 아기를 밀어내기에 더없이 좋은 자세라서 더 강하게 진통이 왔다. "아기가 나오는 거 같아요~" 아기의 머리가 거의 다 만져졌다. 그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진통은 사라지고 아기는 다시 제 자리로 들어갔다. 열발자국 걸어 그 사이 우리는 산실에 들어갔다. M을 옆으로 눕히고 호흡을 함께 한다. 산모가 누우니 약한 진통이 두 번 오고 갔다. 세 번째 진통이 오자 아기의 머리가 나왔다. 이어 어깨가, 몸통이 연이어 나왔다. 바둥바둥 핑크빛 이쁜 녀석이 눈을 뜬다. 거즈로 미끌거리는 녀석을 천천히 닦았다. 동시에 M의 옷을 후다닥 벗겼다. 엄마 맨살에 닿은 녀석은 이내 고른 숨을 쉬기 시작했다. 아빠 닮은 눈을 깜박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휴!!!경주를 한 듯 일사천리로 태어났다. 나와 M, 아기의 심장은 최고로 빠르다. 조금씩 조금씩 작은 호흡으로 서로의 심장을 다독인다.
이어 어안이 벙벙해진 아빠가 출산 가방을 가지고 들어왔다. 눈과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성큼 다가와 무릎 꿇고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우물쭈물하며 "아기 만져도 돼요?" "그럼요! 어서 칭찬도 해 주시고요" 그가 아기의 손을 잡자 아기도 아빠의 둘째 손가락을 꽉 쥐었다.
엄마, 아빠, 아기의 손들이 한 곳에 겹쳐졌다.
삼사 분 간격의 진통이 한두 시간 계속되면 출발 하시라 했는데 왜 이리 늦게 오셨냐고 물었더니만
"다들 하늘이 노래져야 아기가 나온다는데 진통은 세져도 하늘은 여전히 ......
그. 래. 서.
'아직도 멀었구나 '라고 생각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