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진통, 해 뜨면 말짱!

아기를 낳다.골반작은 엄마의 출산.

by 김옥진

예정일이 가까워진 하은은 새벽마다 진통이 온다. 그런데 동이 트면 언제 그랬냐는 듯 없어진 지 이틀이 지나갔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던 그녀의 남편도 또다시 온 진통 소식에 시큰둥하다. 이제 3일째, 하은이 이번엔 진짜진통 같다고 한다.


사실 하은의 첫아기는 삼일 동안 진통을 했다. 골반이 작은 데다가 아기마저 컸다. 하루가 지나자 출산에 참여한 세 명의 조산사는 동네 마을길도 눈 감고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해졌다. 골반이 아주 비좁으니 생명을 살리려면 진통이 강하게 오면 안되는 것을 하은의 몸은 잘 안다. 우리는 함께 사는 시 어르신께서 차려주시는 끼니를 받아먹기도 민망했다. 삼일째 계속되는 진통으로 모두가 지칠때쯤 천신만고 끝에 머리가 길쭉해진 아기가 태어났다. 얼굴 길이만큼 길어진 아기의 머리가 길고 길었던 탄생의 고난을 말해준다. 그곳의 모든 이들이 애를 썼지만 아기만 했을까? 하은을 출산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들려오는 소문에 둘째아기도 이틀이 걸렸다고 했다.


골반 입구가 작은 산모인 경우 진진통이 걸리기까지 대략 이틀 정도 걸린다.

일반적으로 가진통 이라고는 하지만 그 뜻대로 풀이하면 틀린 이야기다.

가짜가 아니라 약한 진통이 드문드문 시원찮게 오는 거다. 당연히 시간이 걸리고 산모와 가족들은 지쳐간다. 병원출산이었다면 분만촉진제를 투여하다가 제왕절개로 마무리 되었을거다.


비좁은 골반으로 인한 출산과정은 '난산'이라고 진단 내려진다. 약한 진통을 강하게 하기워한 분만유도제로 인하여 태아 심박수가 비정상이 될 확률이 높다. 응급수술을 해야 한다.

좁은 골반에 아기를 내보내려 애쓴 자궁도 아기가 빠져나간 후 허탈증에 빠져 산후 출혈을 유발하게 된다.

작은 골반에 태아의 머리가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통이 천천히 약하게 오는 것이 정상이며

분만촉진제의 사용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조산사와 출산을 하기로 결정한 대부분의 산모는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양막을 인위적으로 터뜨려 진통을 유도하거나 약물을 쓰는 것등의 의료적 침습행위를 거부한다. 미리 산모의 의도를 파악하게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아기를 낳고, 받아낸다. 말도 필요 없고 궁금한 것도 없게 된다.


아기는 기다리면 만날 것이고 진통 중 졸고 있는 지금의 과정도 당연한 것이니까 괜찮다. 아기가 쉬고 싶던지 어미가 쉬고 싶은 거니까. 몇 번을 힘줘야 하는지는 세상 누구도 알 수 없다. 힘이 들어가면 나올 때가 다 된 것이고 아직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더 기다려도 된다. 시간은 규칙적으로 바늘을 옮기지만 태어남은 규칙적이지 않다.

임신의 과정이 평화로우면 출산도 평화롭다. 대부분의 출산엔 어떠한 약물과 힘도 필요치 않다. 서두르면 그르친다. 서두르는 사람은 아기와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더해서 서두르는 것이 산모와 아기를 위하는 것이라 설명한다.


건강한 어미의 출산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
자연출산 과정에서 약물과 외부의 힘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믈다.


삼일째 되는 날 오후 네시, 제법 잦아진 진통이 오기 시작했다. 다섯 시간 후 , 하은은 옆으로 누워 회음 열상 없이 셋째 아기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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