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장 팁, 시험장 분위기 생생하게 알려드려요(찡긋)
토익스피킹 시험을 40일 전쯤 등록했다.
야심 차게 인터넷강의를 신청하며
40일 동안 매일 인강 출석체크에 성공하리라는 큰 포부를 안고 시작하였다.
<토익스피킹을 신청한 이유>
1. 영어말하기 실력을 올리고 싶은데 딱히 목적은 없어서 공부 안 함 - 시험을 친다면 문장 외우기라도 하지 않을까?
2. 매일 직장에 왔다 갔다 하며 무료함을 느낌 - 뭔가 집중할 만한 것이 필요하다. 인강을 매일 들으면 일상적 무료함이 극복되지 않을까?
3. 뭐라도 배워두면 도움이 될 것 같음
인강을 들으면서 어느덧
출첵을 매일 하리라는 집착(?)을 가지게 되었다.
인강 시작 5일째 쯤에 밤늦게 치킨모임이 있었는데 인강 출첵을 하기 위해 지하철로 집에 가는 시간을 계산하여 미리 나오는 정성까지 보였다. 매일 달력에 출첵 표시가 될 때마다 포인트를 쌓듯 뿌듯했다.
그렇게 38일을 매일 출석체크를 했는데 시험 전 날 깜빡하고 인강을 못 들었다. 이런, 안타깝다.
이렇게 나는 인강만 듣고 공부는 하지 않았다.
출첵에 미쳐서 그것만 하고 따로 공부를 하지 않은 채 시험장으로 갔다.
아.. 인강 듣고 복습도 할걸 하루에 30분이라도ㅠㅠ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시험 치는 분위기가 궁금했던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발걸음을 옮겼다.
내 시험 시각은 11시 30분이었고 15분쯤 일찍 도착하였다. 아직 고사장 문은 열리지 않았고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종이를 보며 공부하고 있었다.
난 화장실을 다녀와서 아무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
11시 23분쯤이 되자 고사장으로 들어오라는 안내가 있다. 우연히 내가 고사장에서 제일 가까운 쪽 의자에 앉아 있어서 1등으로 입장했다. 고사장 들어갈 때 문에 시험 치는 사람들 명단이 있고 내 이름을 확인하고 들어가면 감독관이 신분증 검사를 한다.
얼굴 확인 후 뒤쪽부터 앉으라고 한다.
나는 맨 뒤 구석에 짝꿍 없는 컴퓨터 자리에 앉았다.
이게 팁이다.
1등으로 입장해서 제일 조용하고 혼자 떨어져 있는 자리에 앉길 바란다. 어떤 사람이 옆, 뒷사람들 목소리가 들려서 시험 때 힘들었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책상 위에는 omr카드와 컴퓨터용 사인펜이 올려져 있다.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인적사항 등을 기입하고 나면 모니터 위에 달려있는 카메라로 내 얼굴을 찍는다.
미리 알았더라면 좀 신경 써서 찍었을 것이다. 난 그냥 막 찍고 submit버튼을 눌렀는데 시험 접수 때 넣었던 증명사진과 방금 찍은 사진이 아래위로 나란히 놓여 있는 것이다. 뽀샵을 많이 한 내 증명사진 덕분에 적잖이 당황하며 너무나도 다른 얼굴이라서 본인 확인이 안 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감독관이 다가와 화면을 쓱 보더니 별 말없이 지나가서 매우 다행이었다. 맨 뒤에서 앞사람들 모니터가 보였는데 그들도 얼굴이 좀 다르길래 안심했다. 감독관이 다른 사람들 사진과 신분증을 확인하는 동안 내 사진은 화면에 계속 띄워져 있었다. ‘어, 나 동안인 줄 알았는데 많이 늙었네…. 눈빛에서 이제 삶의 찌듦이 보이는구나ㅋㅋ피부과에 가서 리프팅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내 사진을 구경해 본다.
어느덧 2차 신분증 검사가 끝나고 헤드셋 점검을 한다. 소리가 잘 들리는지 체크하며 볼륨을 조정한다. 그다음엔 녹음을 체크한다. 감독관은 헤드셋 마이크를 만지지 말라는 주의를 여러 번 준다. 말하는 도중 마이크를 만지면 잡음으로 점수가 안 나올 수 있다고 하였다. 평소보다 좀 작은 목소리로 녹음해 봤는데 엄청 크게 들린다. 감독관이 목소리 크게 하지 말라고도 여러 번 주의를 준다. 그러나 시험이 시작되면 다들 큰 소리로 말한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다.
그 후 컴퓨터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데 전부다 영어로 안내한다. 미리 각 문제의 유형과 준비시간, 말하는 시간 정도는 알고 가는 게 좋겠다.
시험이 시작되면 다른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는데 나는 자리가 구석이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 때문에 헷갈리진 않았다. 말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잘 안 들린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1,2번 문제는 사람마다 지문을 읽는 속도가 다른데 보통 주어진 시간보다 빨리 읽어서 몇 초가 남는다. 그 와중에 한두 명이 끝까지 읽는데 그들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서 좀 웃기고 재밌었다. 그리고 다 같이 영어로 와다다 이야기하는 게 좀 귀여웠다. 토익스피킹 감독관은 꿀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 치는 내내 아무 말 대잔치를 하며……문법 파괴자가 되어 잘하는 척 뭐라도 말하고 나왔다.
시험이 끝나고 마지막에 자신의 답안을 확인하는 시간이 있는데 하나하나 클릭을 해보며 헛웃음이 좀 나왔다ㅋㅋㅋㅋㅋtalk about을 show about이라 말하고, 중간중간 um~~ 을 하다가 시간이 다 가고 마지막 문제는 대환장 파티였다.
내 8만 얼마…..
기부천사가 되어 돌아갑니다(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