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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Mar 23. 2018

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00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가?

 한 친구 녀석이 나에게 하소연했다. 


 "아니 인적성검사 문제에 도대체 왜 철학 관련 글이 나오고, 인문학 관련 글이 나오는 거지?"


 그리고 나는 그 친구가 풀고 있는 인적성검사 문제를 한 번 살펴보았다. 지문을 읽지 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이는 내가 철학을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풀 수 있던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지문과는 관련이 없는 문제들의 나열이었고, 철학자의 사상들 중 특별히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개념들을 아는지 모르는지만을 묻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마치 OX퀴즈 같았다.


 나는 친구에게 말했다.


 "야 하루만 나한테 시간을 줘라, 내가 중요한 철학자들과 중요한 개념을 글로 써서 줄게, 그리고 그거만 읽어라."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주려고 이 글을 썼다. 혹시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써놓은 글을 분할해서 연재하려고 한다.


 참고로 친구에게 써준 글이었기 때문에, 문체가 아주 자유롭다는 점은 이해해주길 바란다.




시작에 앞서서,

 

 이는 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도식화된 강의다. 그러니까 철저하게도, 아주 단순하게도 개념만을 알려주기 위한 강의다. 이를 읽는다고 해서, 절대로 한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저 개념을 이해하고, 시험 문제를 쉽게 풀기 위한 목적 하에 하는 강의이다. 


 이 강의는 철학적으로 볼 때 굉장히 쓰레기 같은 강의이다. 하지만 가벼운 시험과 상식을 위해서는 최적화된 강의이다. 그저 중요한 개념 이해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개념들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 철학을 이해했다고 절대로 말해서는 안 된다. 아무튼 이 강의는 철저하게 도구적인 쓰레기 강의이며, 굉장히 건방지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강의이다. 


 철학자는 항상 그 시대의 철학을 한다. 그래서 당시 시대적 상황 같은 배경에 대한 이해를 전반으로 해야 하지만 이 쓰레기 강의는 그런 것까지는 할 시간이 없으므로 많은 부분이 생략될 것이다. 




철학 공부를 왜 하는가?


 아무리 쓰레기 강의라지만, 나름의 강의이므로 우리가 왜 철학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다. 예전에 우연히 강신주 철학자의 강연을 들었었는데, 그분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내용은 이렇다.

 

 여행을 간다고 생각해보자. 물론 여기서의 여행은 그냥 관광가는 여행이 아니다. 호텔에 가서, 주는 거 먹고, 대충 쇼핑몰 돌고, 유명 관광지 돌고 오는, 그러니까 TV와 책에서 보던 유명한 것을 눈으로 확인만 하고 돌아오는 그런 가벼운 여행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장기간 그곳에서 사는 여행을 말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다고 해보자. 그러면 내가 살고 있던 한국이 낯설어진다. 그쪽 문화권에서는 당연했던 것이, 한국에서는 어색하게 느껴지게 된다. 


 즉 진정한 여행을 하고 오면, 내가 원래 속한 세계가 낯설어지고, 어색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세계를 바라보는 어떤 새로운 틀, 그러니까 새로운 안경 같은 것을 착용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여행을 가는 법은 많이 있다. 책을 읽어도 되고, 영화를 봐도 되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도 되고 등등. 하지만 가장 강력한 여행은 잘 쓰여진 철학책을 읽는 것이다.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틀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산악인 중에 유명한 엄홍길 씨가 있다. 왜 산을 오르냐는 질문에, "그곳에 산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산악인으로서는 참 멋진 말이지만, 철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안 될 말이다. 철학자에게 왜 산을 오르냐라는 같은 물음을 한다면, 그럼 철학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다시 내려오기 위해서."

 

 철학을 하는 목적은 내가 살고 있는 세계를 낯설게 보기 위함이다. 즉 새로운 세계관을 성립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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