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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Mar 23. 2018

오선비의 쓰레기 철학 강의 01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의 죽음


 유명한 소크라테스. 우선 소크라테스의 시대적 배경을 간단히 짚고 간다. 당대 그리스 세계는, 혼란이 어느 정도 잠식된 세계였다. 이 혼란은, 페르시아 전쟁 후, 외부로부터 오는 위협에서의 혼란을 말한다. 아테네는 페르시아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 그리스에서 패권을 장악하고, 일종의 제국적인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아테네는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가 되었고, 많은 지식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치 그림을 그리러 세계에서 프랑스 파리로 몰려든 것처럼. 하지만 당시의 지식인들(싸잡아서 소피스트라고 해두자)은 이전 철학자들이 탐구하던, 세계의 진리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대부분이 도구적인 지식들에 대해서 탐구했다. 그러니까, 돈을 잘 벌려면, 말을 잘하려면(당시엔 소송이 많고, 변호사가 없어서 스스로 변호해야 했다) 등의 지식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소크라테스는 아니꼽게 바라보았다. 보편적인 진리가 아니라, 도구적인 지식만을 추종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소크라테스도 소피스트였으나, 좀 특별한 소피스트였다. 그는 절대적인 지식과 진리가 무너진 시대 속에서 보편 진리를 찾고자 했다.

 

 소크라테스는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진리를 찾아갔다. 그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지만, 산파술 정도만 알고 가자. 산파는 애를 낳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애를 낳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가르치기보다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리를 찾게끔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칭했다(끊임없이 질문을 퍼부었다. 후에 이 때문에 법정에 고소당한다).

 

 소크라테스의 사상 중 중요한 것은, 지행합일이다. 이 말은 아는 것대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오해되기 십상인데 가령,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 한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살지 않는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것은, 사람이 착한 것을 알면, 그러니까 선을 알면 반드시 선한 인간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필연성을 말하는 것이다.

 

 선뜻 이해되기 쉽지 않을 것인데, 가령 '전쟁'이라는 개념이 있다고 치자. 전쟁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서로 피 튀기게 싸우는 것이 전쟁이다. 우리는 각종 매체와 책, 사진 등을 통해서 전쟁을 배웠다. 그래서 우리는 전쟁을 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몸으로 아는 것이 아니다. 전쟁을 경험해 보았는가? 전쟁의 참담을 알고 있는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하도 들어서 아는 것처럼 생각할 뿐이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앎이란, 텍스트로 배우는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앎이란 몸으로 습득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전쟁의 참담함을 몸으로 겪었다면, 전쟁의 무서움을 알 것이고, 그런 사람은 전쟁을 진심으로 반대할 것이다. 전쟁을 겪지 않은 사람이 들고 있는 NO WAR피켓과 전쟁을 겪어본 사람이 들고 있는 NO WAR피켓은 그 무게부터가 다를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지행합일은 이런 것이다. 진정으로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아니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 이제 소크라테스의 지행합일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만 하자. 쓰레기 강의는 갈 길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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