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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Sep 25. 2018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29.

광기(狂氣)


광기(狂氣)
영 madness 독 Wahnsinn



 오늘은 광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광기는 어려운 말은 아니죠? 말 그대로 미친(狂) 기운(氣)입니다. 광기는 '부푼 공'을 뜻하는 라틴어인 follis에 어원이 있습니다. 넓은 의미로는 정신이 나감, 과장되고 비이성적인 열정을 뜻합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는 말 그대로 미친, 합리적인 것과 거리가 먼 지적, 정서적인 의식 상태를 말합니다. 유사한 용어로는 '비이성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 이 광기라는 것은 시대마다 느껴지는 뉘앙스가 약간은 다릅니다. 현대에서도 천재들은 약간 '똘기'가 있다. 약간 미쳐야 한다 이런 의식이 있죠? 중세시대만 해도 이런 뉘앙스가 강했습니다. 중세 시대에서의 광기는 약간의 비범함으로 여겨졌고, 어떤 수수께끼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광기는 말 그대로 미친 것이 되어버립니다. 즉, 광기는 분리해내야 하는 정신병으로 취급이 되어 배제의 대상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광기를 가진 사람은 사회적인 이탈자나 범죄자들과 함께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사람들과 격리되게 됩니다. 바로 병원과 감옥에 말이죠. 유명한 철학자인 '미셸 푸코'가 이 광기에 관한 책을 썼는데 바로 '광기의 역사'입니다. 이 광기의 역사를 통해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고 분리해내는 일종의 폭력과 권력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8세기 말에 이르러 광기는 의학화 되어버립니다. 격리되고 치료받아야 되는 것으로 의미가 확고해지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이 광기라는 것을 무조건 옹호하고, 끌어안아야 한다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과연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은 무엇이고, 과연 가려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는 문제입니다.




* 철학자들은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평생을 철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이든,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이 철학 용어 사전에서는,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뜻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실 때, 문맥이나 철학자, 특정 사조에 따라서 그 의미가 약간은 다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어떤 상황이든 그 문맥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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