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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Sep 24. 2018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28.

관조(觀照)


관조(觀照)
영 contemplation 독 Kontemplation


 오늘은 관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관조는 볼 관(觀)에 비출 조(照)를 사용합니다. 굳이 한자를 풀이하자면 비추어 본다는 의미인데, 거울을 보듯이 나를 비추어서 다른 것을 본다는 의미라는 의미와는 약간 다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캄캄한 어둠에 스포트라이트가 하나만 켜져 있고, 그곳에 어떤 사람이든, 물건이든이 있다고 해봅시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그것만을 그것 자체만을 조용히 바라보는 것이죠. 그런 이미지가 관조입니다. 


 comtemplation은 '주의 깊게 바라보다'를 뜻하는 라틴어 contemplatio에 그 어원이 있습니다. 관조는 분야마다 약간씩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우선 형이상학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합리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변적인 인식이며, 감각적인 인식과 실천적인 행위에는 반대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테니,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합리적인 인식이란, 앞뒤가 맞게끔 생각하는 것으로 보면 되고, 사변적이라는 것은 그런 식으로 생각에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손으로 만져보거나 눈을 보는 그런 단순한 감각적인 경험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인식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감각적이고, 실천적인 것과는 반대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너무 풀어서 설명하는 바람에 약간은 엇나가는 기분이 들지만, 이런 느낌이구나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미학 분야에서는 예술 작품이나 자연 앞에 서서 바라보는 우리(감상자)의 태도, 아무런 사심 없이 자연이나 작품에 감탄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우리는 현대미술을 바라볼 때,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지?라고 생각하며 바라봅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그저 눈앞에 펼쳐져 있는 그대로, 다른 배경은 생각하지 않고, 그 작품만을 그대로 바라보는, 즉 사심 없는 마음으로 바라봄을 뜻합니다.


 이러한 관조를 플라톤은 가지적(可知的)이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어떤 것의 본질을, '눈이 아닌, 영혼으로'바라보는 것을 말합니다.




* 철학자들은 하나의 개념을 가지고 평생을 철학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개념이든, 이렇게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이 철학 용어 사전에서는, 철학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을 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뜻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책을 읽으실 때, 문맥이나 철학자, 특정 사조에 따라서 그 의미가 약간은 다를 수 있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어떤 상황이든 그 문맥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지적이라는 말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고 싶으시면 아래의 링크로 가시면 됩니다.

오선비의 철학 용어 사전 3. 가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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