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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선비 Sep 28. 2018

소년의 마을


 소년이 살고 있는 마을은 워낙에 깡촌이어서 전기도 안 들어오는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 소년도, 마을 사람들도 밤이 되면 달과 별들을 바라보기를 좋아했다.


 "할배요 저 별들은 얼마나 멀리 있나?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에 있나?" 하고 소년이 할배한테 물으면,


 "이 할배가 듣기로, 저 별들은 워낙 멀리 떨어져 있어서 우리가 갈 수는 없을게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 별들을 보고, 또 보면서 차라리 가슴에 품어두지."라고 말해줬다.


 그래서 소년은 별을 보고, 또 보면서 별을 가슴에 품었다.


 시간이 흘러, 마을에는 전기도 들어오고, 하나 둘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섰다. 이젠 밤에도 마을은 꽤 밝았다. 마을이 밝아지니 자연스럽게 별들은 흐려졌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전기가 이렇게나 좋다며, 더 많은 것이 있는 도시로 떠나갔다.


 어느덧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이 남지 않았고, 별을 찾는 사람들은 사라져 갔다.


 "할배요 나도 도시로 가야 하나 아니면, 여기서 계속 별 봐도 되나?" 하고 소년이 할배한테 물으면,


 "가고 싶으면 가야 하지 않겠나. 도시는 항상 밝다. 원할 때 빛을 볼 수 있으니, 도시는 참 좋은 곳일 게다. 가슴에 품을 필요도 없을게다."


 하지만 소년은 별이 좋아 마을에 남아, 별을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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