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와피시티는 왜 이집트를 공간에 담았나(2)
와피시티에서 이집트는
단순히 외부에만 적용된 상징적인 테마가 아니다.
와피몰, 라플스 호텔, 소피텔 내부 공간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와피몰 내부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드는 것은
피라미드 형태의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이다.
고대 피라미드가 위로 닫힌 어둠의 공간이었다면,
와피몰의 피라미드는 위에서 아래로 열려 있는 밝고 아름다운 공간이다.
파라오 시대의 벽화, 상형문자, 다양한 이집트 인물상이 색색의 유리로 묘사되어 있어,
두바이 안의 ‘미니 이집트’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교한 기하학적 패턴, 이슬람 세계의 모스크와 사원에서 차용한 장면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고대 역사와 이 지역의 문화유산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일부 구간에는 세계 지도가 묘사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는 글로벌 연결성과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도시로서의 두바이를 상징한다.
반투명하고 다채로운 유리로 공간을 채워
내부를 생동감 있는 빛으로 물들이고,
‘마법 같고 차분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는 와피몰이 고급 럭셔리 공간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공간에 머물러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장치이다.
와피몰의 또 다른 이집트의 상징 공간은
슬로프가 감싸고 있는 유리조형물이자 분수다.
급한 계단 대신 완만한 경사.
중심을 감싸듯 이어지는 동선.
물소리는 공간의 잔향을 덮고,
걸음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고대 이집트에서 보호를 상징하는 ‘호루스의 눈’을
형상화한 유리돔과 기둥의 복합적인 상징 조형물이다.
정교하고 다채로운 색상의 유리로 표현되었으며
공간의 중심적 예술 요소로 작용한다.
고대 신전으로 향하는 길이 단계적으로 깊어졌듯,
이곳 역시 그런 깊이 있는 공간의 품격을 기대하는 것 같다.
이 조형물은 사방은 감싸고, 위는 열어둔다.
소비보다 체류를,
속도보다 머묾을 선택하게 한다.
와피몰 내부에서 이집트는
형태의 재현이 아니라
시간을 쓰게 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라플스 두바이 호텔로 들어서면
공기의 밀도가 달라진다.
천장은 중정처럼 높게 열리고,
거대한 기둥은 인간의 스케일을 넘어선다.
공간은 넓고, 크고, 높고,
그리고 비어 있다.
그 비례와 여백이 경외감을 만든다.
기둥을 감싸는 부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신전의 벽에서 옮겨온 이야기들이다.
이집트의 날개 달린 태양은 보호를 암시하고,
반복되는 인물상은 이곳이 일상의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신전처럼 특별한 공간임을 암시해 준다.
로비 중앙의 원형 수반은
태양 원반처럼 중심을 고정한다.
신전의 제단처럼,
공간의 심장을 형성한다.
또,
태양과 나일을 동시에 상징하는
또 다른 형태의 정화 공간처럼 보인다.
물은 조용히 흐르고,
시선은 그 중심으로 모인다.
고대 신전이 인간을 작게 만들며
신성함을 체감하게 했다면,
이곳은 그 웅장함을
환대의 언어로 번역한다.
또 우리는 인간보다 큰 구조 안에 서 있는 순간,
우리는 일상에서 조금 벗어난 존재가 된다.
소피텔 더 오벨리스크는, 보다 또렷하고 직접적이다.
수직으로 열린 공간과 강한 황금 톤은
태양신 ‘라’를 암시한다.
입구에는 야누비수(자칼의 머리를 한 신)가 공간을 수호하고
공간의 경계를 나눠 그 신성함을 보여준다.
로비 중앙의 금빛 새는 또다시,
이집트의 신 호루스를 형상화한 매(Falcon)다.
호루스는 하늘의 신이자 왕권의 수호신으로,
살아 있는 파라오는 그의 화신으로 여겨졌다.
정면에서 날개를 수평으로 펼친 모습은
신전 입구에 자주 쓰이던 상징 형식이다.
하늘의 질서를 지상에 펼친다는 의미이자
공간을 보호하는 의미로 쓰인다.
로비로 들어온 문을 안에서 밖으로 보게 되면
또 다른 이집트의 상징들이 펼쳐진다.
문 위에 펼쳐진 날개 달린 원반은
고대 이집트 신전 입구에 배치되던 ‘날개 달린 태양원반’으로,
태양신 라의 힘과 왕권의 보호, 그리고 신성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경계를 상징한다.
양옆의 기둥은 파피루스와 연꽃 기둥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청록·금·적색의 조합 역시 이집트 특유의 상징적 색채이다.
전체는 정면 대칭과 강한 수직성을 통해 신전의 입구처럼 구성되어 있다.
이 공간은 단순한 호텔 현관이 아니라,
성스러운 장소에 들어서는 감각을 현대적으로 번역한 장치에 가깝다.
기둥에 새겨진 부조와 상형문자는
고대 신전의 벽처럼 신성과 권위를 드러낸다.
신전이 신의 질서를 구현했다면,
이 호텔은 방문객에게 환대와 안전을 상징적으로 약속한다.
같은 이집트 문명의 상징을 공간에 빌려왔지만,
와피몰은 머무는 시간을 설계하고,
라플스는 경외를 만들며,
소피텔은 보호를 드러낸다.
와피시티의 이집트는
과거의 복제가 아니다.
사람의 속도와 느낌 및 태도,
분위기를 바꾸는 방식으로,
지금 이곳에서 다시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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