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생각-보다] 2. 와피시티 (1)

2. 와피시티는 왜 이집트를 공간에 담았나(1)

by 우수고객

2. 와피시티는 왜 이집트를 공간에 담았나(1)

2. 와피시티는 왜 이집트를 공간에 담았나(1)

2. 와피시티는 왜 이집트를 공간에 담았나(1)


두바이를 다니다 보면,

문득 이집트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공간이 있다.

커다란 피라미드와 오벨리스크 모양의 호텔,

네메스를 쓴 파라오가 서 있는 입구.

이곳의 이름은 '와피시티(Wafi City)'다.


출처 : Khaleej Times (2024)


와피(Wafi, وافي)라는 이름은

아랍어로 충분한, 완전한, 부족함이 없는,

그리고 신뢰할 수 있는 이라는 뜻을 함께 가진 단어에서 왔다.


이곳은 와피 시티라는 하나의 마스터플랜 안에서,

몰과 호텔, 전통 시장인 수크(souk), 엔터테인먼트와 음식,

그리고 상징적인 구조물까지

머무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요소를

처음부터 한 번에 설계해 담아낸 풍경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에 피라미드와 오벨리스크, 파라오 같은

이집트의 상징들을 겹겹이 불러와

공간의 이미지마저 채워 넣었다.

와피시티는 룩소르와 카르나크 신전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고 한다.


두바이가 늘 더 빠른 다음을 향해 달릴 때,

와피 시티는

머무르고 싶은 이유를

처음부터 이름 안에 품고 있는 곳이다.


출처 : Propsearch, Wafi City – Area Guide, https://propsearch.ae/dubai/wafi-city


와피 시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오벨리스크 형태의 조형물을 마주하게 된다.

오벨리스크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오벨리스코스(obelískos)'에서 왔는데,

‘작은 쇠꼬챙이’, 혹은 ‘뾰족한 기둥’을 뜻한다.

이 어감처럼 오벨리스크는 언제나 하늘을 향해 곧게 서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오벨리스크는 태양신 라(Ra)의 빛을 상징했다.

태양이 이동하며 드리우는 그림자는 땅 위에서 시간을 만들었고,

이 구조물은 권위와 질서,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동시에 보여주는

거대한 해시계였다.

와피 시티는 이 상징을 입구에 세워

지금부터 다른 리듬의 공간에 들어선다는 사실을 먼저 알린다.


출처 : Arkit eknik International, “The Obelisk, Wafi”, Project Portfolio.


그리고 이 상징은 한 번 더 반복된다.

오벨리스크는 단순한 조형을 넘어 호텔로 확장된다.

바라보는 권위는, 머무는 공간이 된다.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방문자는

파라오의 권력을 소유하지는 않지만,

그 권위가 만들어낸 느린 시간의 질서 안에 들어간다.

권위는 과시되는 것이 아니라,

체류를 통해 은근히 체감된다.


출처 : Accor, Raffles Dubai – Official Website, Hotel Information Page.


그 옆에는 피라미드 형태의 호텔, Raffles Dubai가 서 있다.

피라미드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 *피라미스(Pyramis)*에서 유래했는데,

본래는 세모꼴 모양의 빵을 뜻했다.

일상의 단어였던 형태는 이집트에서

왕의 무덤이라는 가장 무거운 의미를 얻게 된다.

피라미드는 죽음을 위한 건축이 아니라,

왕이 영원히 편안히 쉬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와피 시티는 이 상징을 호텔로 번역하며

‘왕의 안식’을 오늘날의 깊은 휴식으로 바꾼다.


출처 : Wafi, Official Website, https://wafi.com/

와피시티 입구에 서 있는 네메스(왕관형 두건)를 쓴 파라오의 형상

이곳이 권위와 질서가 먼저 놓인 공간임을 알리는 신호처럼 보인다.

그 권위는 방문자를 위축시키기보다는,

그 질서 안으로 초대받은 존재로 대우하겠다는 약속에 가깝다.

파라오 앞에 놓인 자칼은 피라미드를 지키는 수호자로

이 공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즉, 방문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이곳에서 ‘대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출처 : Khan Murjan Restaurant, Official Facebook Page, https://www.facebook.com/Khanmurjanrestaurant/

전통 시장 형태의 수크, Khan Murjan 역시 외부에서부터 읽힌다.

수크(Souk 또는 Souq)는 아랍어로 ‘시장’을 뜻하며,

아랍 지역의 재래시장과 바자르를 가리킨다.

원래의 수크는 소란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장소였지만,

와피 시티에서는 혼란이 제거되고 분위기만 남았다.

과거는 재현되지 않고,

사람들과의 소란하고 즐거운 소통의 장소를 선사하고

과거와 다른 예측할 수 없는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렇게 와피 시티의 외부는 하나의 문법으로 조직된다.

오벨리스크는 시간을 시작하게 하고,

오벨리스크 호텔은 그 시간 안에 머물게 하며,

피라미드 호텔은 휴식의 깊이를 만들고,

파라오는 왕과 같은 권위의 대접을 가져오며

수크는 과거의 기억을 색다르게 재현한다.


와피시티는 이집트를 ‘설명해야 할 상징’으로 쓰지 않았다.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이미지들을 빌려
공간을 이해하는 부담을 줄였다.

이곳에서 상징은
의미를 해석하는 대상이 아니라,
방향과 태도를 즉시 알려주는 언어다.


외부의 언어를 해석했으니,

다음은 와피 시티의 내부를 확인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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