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두바이에 살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치게 된다.
너무 크고, 너무 새롭고, 너무 화려해서
굳이 오래 보지 않아도 다 본 것 같아지는 도시니까.
요즘 한국에서 두바이는
두바이 초콜렛이나 두바이 쫀득 쿠키처럼
달콤하고 화려한 이미지로 더 자주 불린다.
또 누군가에게는 두바이몰처럼
‘크고 유명한 이름’으로 먼저 떠오르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미 잘 알려진 이미지들만으로도
두바이를 충분히 아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나도 그랬다.
몰을 지나치고, 건물을 통과하고, 동네를 스쳐 지나가면서
두바이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던 장면들 사이에서
자꾸 발걸음이 느려지는 공간들이 생겼다.
왜인지 모르게 다시 들어가 보게 되는 몰,
굳이 목적 없이 걷게 되는 복도,
시간이 조금 다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장소들.
그런 곳들은 설명보다 먼저, 질문을 남겼다.
이 글은 그런 공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두바이를 새롭게 소개하려는 글이라기보다는,
이미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두바이를
조금 더 알고 싶어 져서 다시 보게 된 이야기다.
보여주는 도시가 아니라,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도시로서의 두바이에 가깝다.
‘두바이, 생각-보다’에는 몇 가지 의미가 겹쳐 있다.
우리가 생각보다 잘 몰랐던 두바이,
생각해서 다시 보게 된 두바이,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이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는지를 담은 두바이 에세이다.
어떤 글에서는 오래된 몰을 다룰 수도 있고,
어떤 글에서는 모두가 아는 랜드마크를 다룰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장소의 유명함이 아니라,
그 공간이 어떤 이야기로 다가오는가다.
이미 많이 알려진 장소라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장면이 열리기도 한다.
나는 전시기획자로 일해왔다.
그래서 공간을 볼 때 겉모습보다 구조를 먼저 떠올리고, 동선, 시야, 머무름의 방식 같은 것들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필요하다면 평면을 들여다보고,
공간이 의도한 경험과 실제 사용되는 방식을 비교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그 분석을 앞세우기보다는,
걷고, 멈추고, 바라보며 생긴 생각들 위에
전문적인 관찰을 조심스럽게 얹어보려 한다.
나는 건축을 설명하지 않는다.
공간이 연출되는 방식을 읽는다.
나는 구조를 보지 않는다.
공간이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지를 읽는다.
이 연재는 두바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이드가 아니다.
대신, 이미 다 안다고 생각했던 도시를
조금은 다르게,
조금은 더 알고 싶어 지게 만드는 기록이었으면 한다.
두바이가 '화려함'으로만 대변되는 것이 아닌,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것을
천천히 발견해 가는 과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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