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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과 양심 Apr 05. 2016

소크라테스는 왜 죽었나?

죽음과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가 살던 당시의 아테네는 30년에 걸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스파르타에게 패함으로써 몰락해가고 있었고 과두정치(적은 수의 우두머리가 조직을 꾸려 나가는 정치 체제)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과두체제는 8개월 만에 무너지고 민주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자 이들은 청년들을 부패하게 하고 이상한 신을 믿는다는 죄목으로 소크라테스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어째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을까? 사실 소크라테스는 생전에 사회의 주류세력과 그다지 친밀하지 못했다. 당시 아테네 사회의 주류세력은 소피스트들이었는데 소피스트는 지금의 용어로 달변가, 즉 말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소크라테스는 항상 이들과 거리를 유지했는데, 소크라테스는 이들을 자신들이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소피스트들이 소크라테스를 좋아할 리 없었고 마침내는 소크라테스가 정치적 기반을 상실한 틈을 타 누명을 씌워 그를 고소한 것이다. 결국 재판이 열리고 500명의 배심원은 소크라테스에게 유죄 판결과 더불어 사형을 구형했다. 이 재판에서 소크라테스가 자신을 고소한 소피스트와 배심원들을 향해 한 마지막 연설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다. 변명에서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죽음을 재앙이라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두 가지 가능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째로 죽음이 완전히 무로 돌아가는 것일 경우, 모든 감각이 없어지고 꿈도 꾸지 않을 만큼 깊은 잠을 자는 것과 같을 것인데, 그보다 더 즐거운 밤이 어디 있겠습니까? 둘째로 죽음이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는 여행길과 같은 것이라면, 생전에 만났던 훌륭한 사람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나는 죽음을 통해 귀찮은 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오히려 다행이라 여깁니다.


따라서 나를 고소하거나 유죄로 투표한 사람들에게 화를 내지 않습니다. 이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사형을 받기 위해, 여러분들은 살기 위해······. 그러나 우리 가운데 어느 쪽 앞에 더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신 외에는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태도는 초연했으며 오히려 죽음을 반기는 듯 했다. 사형 집행 날, 소크라테스는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고는 옆에 있던 크리톤에게 “오!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 두었다가 꼭 갚아 주게” 라는 말을 남기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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