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기억

by 바비줌마

지난봄에 아버지의 추모일이어서 친정가족들이 함께 모였을 때 무슨 말 끝에 그런 말을 엄마에게 한 적이 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이렇게 많은데 엄마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며 왜 내가 하는 것은 그렇게 다 반대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지나가는 말처럼 했지만 서운함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그것에 대해 엄마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도 엄마는 오직 장남인 큰오빠만을 생각하는 것이 보인다. 가장 어려운 형편이기도 하고, 첫째라고 너무 감싸 안아 키운 탓에 늘 자립심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엄마는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뭔가 사고 싶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내게 전화를 하지만 반대로 뭐라도 생기면 큰오빠만 생각을 한다.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어 엄마의 그런 맘을 충분히 이해를 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로서 엄마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없다는 것이 늘 아쉽다.


오빠들과 터울이 있어 뒤늦게 낳은 딸이 아버지는 그저 예쁘고 함께해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던지 환자만 없으면 나와 놀아주고, 재워주고 해서 아버지와는 많은 기억을 가진 반면에 엄마와는 무엇 하나 같이 해 본 기억이 없다.

다 커서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딸이기에 여자로서 갖추어야 할 명절 음식이나, 바느질, 김장 같은 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을 했는지 학교 수업과 상관없이 일을 시키지는 않지만 늘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곁에 앉혀놓고 하나하나 설명을 하며 가르치려 하였는데 그것도 사실 이해하기 어려웠다.

학교에 다니는 사람에게 수업이 더 중요한 것이라 대부분 학교에 결석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의 부모일 텐데 엄마는 그것보다 김장이나 명절에 먹을 음식들이 더 중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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