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엄마의 어린 시절

by 바비줌마

사실 엄마는 학교엘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요즘 말로는 좀 우습지만 99칸 귀한 양반집의 딸이어서 서당훈장이 집으로 와서 가르쳤기에 한문과 언문만 익혔고, 대신에 바느질이며, 요리하는 거며, 떡이나 술 만드는 것 등 양반 규수가 갖추어야 할 규수로서의 모습만 익히다 결혼을 했다고 한다.

곧 90세를 바라보지만 그래도 그 당시 대학을 다닌 사람들도 많은데 어느 시대 이야기인지 싶지만 엄한 외할아버지로 인해 그렇게 자랐다고 하니 이미 없는 외할아버지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누구에게 대신 따질 수도 없어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처녀시절 엄마 사진을 보면 곱게 한복을 입고 머리를 두 갈래, 혹은 하나로 땋은 모습을 한 사진뿐이어서 그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내가 갓난아기 때 돌아가셔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피부가 하얀 두 오빠와 달리 까만 피부에 눈은 왕방울만 하게 크고, 너무도 야윈 작은 아기가 너무 못생겼다고 엄마에게 내가 키울 테니 시가에는 태어나다 죽었다고 하라고 하여 엄마가 엄청 울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껏 두 분이 살아있다면 한 번 따져보겠지만 아무리 못 생겼어도 손녀딸인데 설마 그렇게까지 말했을까 싶지만 자라면서 조금씩 내 얼굴이 변했는지 ‘지 아버지가 의사라 아이 얼굴이 많이 바뀌었네. 수술을 한 건가?’ 하는 말을 얼핏 얼핏 들은 걸 생각하면 정말 그랬겠다 싶기도 하다.

또 작은오빠랑 싸울 때면 ‘넌 안 태어나려다 태어난 거야’라고 놀리는 걸 보면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은데 어쨌든 그런 분위기에서 엄마가 자란 걸 생각하면 한 편 내게 대했던 엄마의 모습들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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