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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줌마 Oct 08. 2020

소통

당신이 속한 sns 그룹은 안녕하신가요?

당신이 속한 sns 그룹은 어떤 사람들의 모임인가요?     


사람들은 핸드폰의 발전과 함께 편리하게 많은 사람들과 sns를 통해 쉽게 소통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와 목적으로 가입된 수많은 그룹들에 속해 있고 그 그룹 안에서 굳이 개별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아도 많은 정보들을 공유하며 나름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 그룹 안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들의 소식까지 들을 수 있고, 알려고 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많은 사연들을 눈으로만 공감하는 사람들, 실제로 댓글을 달며 적극적으로 공감해 주는 사람들과의 중간쯤에 머물며 어쩌면 소외되기 싫어서 속해 있는 그룹도 있을 것이고, 친구라는 이름으로 수십 명이 함께 그룹에 속해 있지만 활발히 활동하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누가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그룹들도 있다.

가족들과의 소통을 비롯하여 친구, 직장, 일을 목적으로 한 그룹이나 교제를 목적으로 한 그룹 등 성격도 다양한데 보편적으로 작게는 10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에 이르는 그룹들에 속해 있을 것이다.

내가 속한 sns 그룹도 살펴보니 수시로 변하는 날씨까지 서로 나누며 정기적으로 만나고 소통하는 그룹은 15개 정도 되는 것 같다. 겹치는 사람들이나 정기적인 만남 없이 일이나 어떤 장례나 결혼 등의 특별한 행사 시에만 주고받는 그룹까지 합치면 약 30여 개가 된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씩이라도 서로의 편리를 위해 가입된 그룹들은 감정이 들어있지 않은 공적인 거라서 그런지 그리 불편함은 없는데 도리어 자주 소통하는 그룹에서 뭔가 불편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들이 있는 것 같다.     




그새 몇 년이 된 듯한데 15년 정도 매 달 정해 놓고 만나던 친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6명이었는데 5명은 같은 지역이고 나만 떨어져 있어서 거의 대부분 5명의 친구들이 사는 지역으로 가서 모임을 갖곤 했는데 단 한 번도 5명의 친구가 먼저 와서 기다린 적이 없었다. 

1시간이나 걸려서 가는 모임인데도 늘 약속시간 10분 전에 도착을 하고, 한 명, 두 명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다 보면 30분은 기본이고, 많게는 1시간이나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기다리는 것 때문에 불편하다거나 거리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의 생각이 너무 달라서인지 난 명품에는 그 친구들 때문인지 더욱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데 만나는 순간부터 명품에 관한 이야기라던가,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였는데 그나마 명품에 대한 이야기도 진품이 아닌 가짜 명품을 수십만 원씩 주고 사고, 그것을 자랑하고, 또 다른 친구들이 가짜지만 A급이라는 말에 서로 사려고 돈을 내고, 지난번에 구입해 달라고 요청한 것들에 대해 큰돈이 오가는 모습들을 최소 30분 정도는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사소한 물건 구입 하나에도 관심이 폭발했던 친구들이 정작 친구가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고 수술을 할 때는 아무도 찾아간 사람이 없었다. 

멀리 있다는 이유로 내게는 알리지도 않아서 모임 도중에 뒤늦게 알게 되었는데 전화를 하는 것도 아니고 모임방에 몇 자 적으면 되는 것을 알고 있던 친구 2명은 오늘 만나면 이야기하려고 했었다는 말에 사실 낙담이 되었다. 그리고 모임을 마치고 난 후에 가보자는 내 의견에도 다들 장을 봐야 하고, 일이 있다며 시간이 안 되겠다고 하였다. 

결국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과일을 사서 수술하고 집에서 요양하는 친구를 방문했는데 내 일이 아님에도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혼자 운전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모임을 마치고 돌아갈 때마다 늘 배가 고픈 것처럼 뭔가 허기가 진 것 같은 기분과 다운이 되었던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이 한창 진학에, 직장에, 군대에 중요시기를 보내는 중이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모임 중에는 그저 지나는 말로 한, 두 마디 할 정도여서 늘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면 오프라인에서 왜 만나는지, 우리가 친구는 맞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이 떨어지고, 심지어 서로의 종교도 다르다 보니 공통적으로 주고받을 주제도 별로 없었다.

한참 교회 이적 문제와 남편의 건강 이상으로 머리도 복잡하고, 심적으로도 힘들 때였는데 이 친구들은 그런 모든 것에는 아무 의미도, 관심도 없는 듯보였다. 정말 친구라면 서로의 기쁨과 슬픔은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잘못된 것인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떠나서일까 그 후로도 교회를 이적하는 문제로 고민하는 내게도, 수술을 해야할 것 같다던 남편의 건강에도 관심이 없고, 여전히 가짜 명품과 외모에, 자신들의 남편과 시가 사람들의 흉을 보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들이 점점 더 불편해지자 그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기로 했다.

한 명, 한 명에게 연락을 하여 지금 내 상태가 힘들어서 당분간 모임에는 못 나갈 거라고 했지만 이미 친구들에게서 내 마음은 멀어질 대로 멀어져서 한 번 모임에 안 가도 별로 궁금하지 않았고, 그것이 두 번, 세 번 반복이 되어도 별로 아쉽지가 않아서 결혼이나 장례 등의 연락이 오면 그 때만 참석하는 중이다.     





대부분 자신들의 어떤 이유들이나 친교를 목적으로 수많은 그룹에 소속이 되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거나 아니면 눈팅만 하거나 적당히 거리를 두고 적당히 활동을 하는 3가지 경우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첫째, 그룹에서 늘 주체가 되어 음악을 올리고, 글을 쓰고, 안부를 묻고, 이런저런 소식들을 물어주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다.

열심히 활동해 준 덕에 그룹이 활발해지고 매일 끊이지 않게 새로운 소식들로 새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이런 활동과 더불어 모든 멤버들에게도 열심히 관심을 가지고 챙겨주려 하다 보면 너무 넘쳐서 괜한 오해로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반면 그룹의 활동 외에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형편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장례가 나던, 결혼 소식을 전하든 일체 그런 것에는 그 흔한 축하인사를 한다거나 애썼다는 멘트 하나 남기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일은 결국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이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부탁을 해서도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인데 그 일로 생색을 내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앞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활동을 늘 누군가 알아주고, 칭찬해 주길 바란다.     


둘째로, 그룹에 속해는 있으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유령 같은 사람들이 있다.

주최 측이 의견을 물어도 답도 하지 않은 채 끝까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내용만 궁금해하며 주최 측의 속을 태우는 사람들이다.

주로 눈팅만 하는 사람들인데 이렇게 눈으로만 확인을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눈으로 본 내용을 가지고 직접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으면서 뒤로 주변의 다른 사람들한테 이러쿵, 저러쿵 의견을 내며 불만을 표현하는 경우의 사람들은 사실 그 그룹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대부분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또 절대 나가지 않는 것이다.     


셋째로,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이건 늘 남편이나 아이들, 심지어 시가 사람들이건, 친정 사람들이건 자기 주변을 자랑만 하는 사람들이다.

무슨 주제이건 부메랑처럼 늘 자기 자랑으로 마무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처음 들을 때는 좋은 이야기이니 부럽기도 하고, 칭찬도 해 주지만 늘 그런 식의 대화를 듣다 보면 사실 관심도 떨어지고 나중에는 짜증도 난다. 그리고 그 사람과는 별로 소통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세상에 자랑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대화의 재미를 위해, 혹은 하소연 삼아 자신의 불만을 말하며 상대방의 위로와 공감을 끌어내고 싶어 하는데 거기다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자랑질만 한다면 어느 날부터인가 소외되고 있을지도 모르니 주의를 해야 할 것 같다.     


넷째로, 선배이거나 아니면 높은 지위를 가진 것이 무슨 큰 감투라도 되는 것처럼 그룹 안에서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려는 사람들이다.

전체를 좌지우지하려면 그만큼 휘두르는 대신에 책임감도 있어야 하는데 책임감은 없이 가지고 있는 힘만 내두르려고 한다면 겉으로는 어쩔 수 없이 따라주겠지만 결국 모두가 등을 돌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런 모든 부류가 한 데 어우러져 있는 곳이 자신이 속한 그룹들의 구원성들인데 그 정도가 지나치면 사람들이 차마 나가지는 못하고 그룹에 남아있기는 하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거나 내용들이 읽히지 않은 숫자가 어느 날부터 늘어갈 수도 있다.

또 늘 잘난 체를 하거나 정치적인 색깔을 강하게 노출하여 분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경우 반응이 없으면 자기의 의견과 반대된다 하여 무조건 매도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저런 모습들을 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만나게 되는데 sns 안에서 또 하나의 사회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sns의 유행도 무시할 수 없는데 어느 이미지가 인기가 좋으면 여기저기서 퍼다 나른 것들이 동일하게 모든 그룹들의 방에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거의 동시에 오른다. 

어느 시인이, 어느 스님이, 어느 수녀가, 어느 정치가가 한 말들이 동시에 각 그룹에 떠오르는 경우도 많다.

본인은 좋은 말이고, 같이 공유하길 바라서 퍼왔겠지만 중요한 것은 sns에서는 모두에게 동일하게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매일 성실하게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상대방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그 정성이 대단하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그 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매일 성실하게 영상을 올리고, 음악을 올리는 것만큼 그룹 안의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멤버일 것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자녀 결혼이나 부모의 장례 소식을 다 마친 뒤에 뒤늦게 전해 듣게  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은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말 코로나 때문일까.

친구들인 경우는 코로나와 무관하게 다 연락을 하는데 연락을 하지 않는 경우는 조금은 불편함이나 부담감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깝게 지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속해 있는 그룹이라면 코로나와 무관하게 알리고 가던, 안 가던 서로의 형편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것이 당연한 만큼 내가 속한 그룹들은 어떤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다.

최근 나이가 들어가면서 '미니멀 라이프‘라는 말에 새삼 관심이 많아졌다.

가지고 있던 물건들도, 내가 최선으로 대할 수 없다면 주변의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정리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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