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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비줌마 Oct 04. 2020

신들의 나라,
그리고 신들을 위한 나라 '네팔'

에필로그

이것으로 네팔 여행의 모든 일정을 마친다.

인도에서 힌두교도들의 겉모습을 보았다면 네팔에서는 그들의 삶과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내면의 모습을 본 것 같다.

마치 성경에서 구약시대의 삶을 보는 것처럼 제물을 통해 구원받고자 하는 신앙, 그러면서도 지금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사후세계를 위한 그들의 종교생활은 이해가 되지 않는 점들이 많았지만 마음의 간절함만큼 열심이었던 모습은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이 택한 종교와 삶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비록 넉넉하지 못해 어려운 삶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늘 신에게 감사하고, 하루의 시작은 무조건 신과 함께 하는 것부터 하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종교행사기간에 방문하게 되어서 더 깊숙이 네팔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갑작스러운 이방인의 방문에도 친절하고 늘 웃는 그들의 모습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60여 개국이 넘는 많은 나라를 남편과 함께 여행을 했지만 네팔은 시간이 오래되었음에도 돌에 새기듯 뚜렷하게 장면들이 남아있다.

때마침 교회로 인해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기의 방문이어서 더욱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이 요구되었던 곳이기도 하다.


종교라는 것이 결국 자신의 구원에 대한 것인데 우리는 내가 믿는 신이 아닌 늘 타인으로 인해 낙담하고, 좌절하게 되는데 네팔의 방문은 그런 고민들을 가볍게 내려놓을 수 있게 만들었고, 그런 결정으로 편안하게 교회를 옮길 수 있었던 곳이라 비록 그들이 내가 생각하는 구원과는 거리가 멀고 결국 그들을 품고 기도해야 하는 숙제가 내게 남지만 그럼에도 그들에게서 종교인으로서 많은 자세를 배우게 된 곳이다.     

기회가 된다면 또 방문하고 싶은 나라인 네팔, 가이드였던 댄디가 한국 돈 80만 원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는 한국 돈의 가치가 없다며 고민을 해서 남편이 달러로 바꾸어주자 무척이나 기뻐하며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했다. 우리나라 돈이기에 우리는 돌아가서 한국에서 쓰면 된다고 하는데도 마치 거저 준 것처럼 고마워했던 댄디의 모습도 나 스스로를 겸손케 하였다.

우리는 당연한 것은 상대방이 미안하다는 말에도, 고맙다는 말에도 별 감흥이 없는데 그런 사소함에도 맘껏 표현을 하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다음에 방문하면서 무채를 써는 것이 힘들다 했던 것이 생각나 채칼과 좀 더 수준 있는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어 교재를 사다 주겠다고 했는데 여전히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댄디에게 좀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채칼과 고급 어를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재들을 준비해 가서 다시 또 만나고 싶고, 지진 이후 잘 복구가 되었는지 그곳의 문화재와 그들의 삶의 전부였던 종교시설은 괜찮은지 두루 걱정되는 마음과 그럼에도 잘 지내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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