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뒷모습

신비함을 그리고

by 오은아



오늘 고른 그림이다.

수채화용은 아니지만 퍽 매료된 이 그림은 내 세계로의 흡착력 있는 사물들이자 이미지가 들어있다.

피아노, 여인의 뒷모습에 가까운 옆모습, 창과 나풀거리는 커튼.

내가 아끼는 이미지들.

이런 그림을 보면 그리고 싶다. 매우 매력을 느낀다.

나는 이내 물감을 풀고 여인의 뒷태를, 붉은 치마를, 검은 피아노를 그리기 시작했다.



1606101980976.jpg 오렌지 스타킹 본인이 취미로 그린 그림 (자칭 독학그림러)



#여인의 뒷모습(혹은 뒷모습에 가까운 옆모습)



: 모든 이들과 정면으로 응시 하고 싶지 않은 한 모퉁이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싶다. 모든것이 흘러들어와 내 세계를 쓸고 가지 않도록. 어느 한 영역의 것은 공유하지 않은 채 철저히 나만의 것으로 남겨두거나 힘껏 끌어안고 싶은 대목이 있다. 오늘 책을 읽다가 마주친 문장.

조화롭다가도 비밀스럽다는 어느 철학자의 말이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지...

'도려내듯 어색한'이 아닌 "섞여 있는 것 같으면서 철저히 다른 나의 어느 한 영역" 그 비밀스럽고도 신비한 것의 대변이 사람의 특히 여인의 뒷모습인것 같아 여인의 뒷모습의 그림과 사진앞에서 나는 항상 주춤한다.

내 삶의 사사건건을 모조리 꺼내놓고 싶지 않을때가 있다.

조화롭다가도 슬금 뒤돌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말없는 뒷모습으로 모든것을 토해내듯 쏟아지는 말들이 읽어낼 때가 있다.

그의 세계로 건너가고 싶지 않을 때 나는 잠시 뒤돌아 서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뒤돌아 서 있고 싶을 때가 있다는 걸 이해하길.

이해 안 되는 것일때에도 섭섭하다고 하지 말길.

나는 뒤돌아서서 해야 할 아주 많은 생각들이 있다는 것을 굳이 어렵더라도 인정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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