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Calm, 그리고 情

일상에세이

by okayjjang

쌀랑한 봄비가 지나갔다.

빙판이 생길 정도는 아니지만 기온은 낮고, 구름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습도가 높은 탓에 차분한(Calm) 하루를 보냈다.


비가 Calm을 데리고 왔다.

Calm 덕분에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느 꼭지에서 튀어나왔는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주거니 받거니', '기브 앤 테이크'에 꽂혔다.


이럴 때면 그 어원이 궁금해서 찾기 시작한다.


'Give'는 무언가를 준다는 의미, 'Take'는 무언가를 받는다는 의미로, 16 ~ 17세기부터 지금과 같이 '주고받고'의 의미로 'give and take'를 사용해 왔다고 한다.

그 의미를 들여다보면, 처음에는 물리적으로, 상업적으로 무언가를 주고받은 거래 행위였단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표현은 보다 추상화되어, 의견을 주고받고, 감정도 주고받고, 그러다 보니 양보를 하거나 타협하는 것 또한 'give and take'가 되었다고 한다.

그 확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과적으로, 'give and take'에서는 '서로 주고받음, 상호, 균형, 양보' 등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하나를 알았으니, 또 하나가 궁금해진다.


그럼 우리말에서는 어떻게 쓰일까? 또 영어나 일본어 문화에서는??


우리말에서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

'주고받는 정(情)'

과 같이 관계상에서 오가는 감성을 강조하는 정(情)이라는 단어로 귀결되는 느낌이다.


영어에서는

'You scratch my back, I'll scratch yours.' (내가 도와주면, 너도 도와줘라)

'It takes two to tango.' (탱고는 둘이 함께 춘다)

'Give a little, take a little.' (조금 주고, 조금 받고)

처럼 균형, 공정, 책임 등을 강조하다 보니, 여기는 건조미가 묻어난다.


일본어에서

'持ちつ持たれつ' (서로 기대로 의지한다)

'お互い様' (서로 마찬가지)

'情けは人の為ならず' (은혜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 남을 위한 친절은 결국 나를 위한 것)

라는 표현을 들여다보면, 상호 의존, 배려, 그들 속 어딘가에 있는 나와의 관계 등을 엿볼 수 있다.


생각났다.

오늘의 'give and take'는 배꼽 인사에서 시작되었다.

상대방의 나이와 상관없이 인사를 할 때는 고개만 까딱하는 가벼운 인사보다 인사를 갓 배운 아이들처럼 공손하게 인사를 하려 애쓴다.

오늘 짧은 순간, 정중한 인사를 주고받은 데다가 덤으로 환한 미소까지 받은 터라, '주고받고'에 꽂힌 것이었다.


어원을 찾아볼 땐, AI의 도움을 받는다.

그 단어의 활용 방법 또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 AI도 덩달아 바빠진다.


오늘은 번역까지는 참으련다.

다른 어느 날을 노려 보거나, 어쩜 그냥 두거나~


情 있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