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글쓰기의 동력은 "머리 속에서 널뛰는 단어들이 만들어낸 장면들을 그려내고 싶어서"가 지금 이 순간 제일 솔직한 표현이다. 이럴 때는 키보드 위 손가락 보다 머리 속 단어들이 먼저 달려가기도 한다. 100미터 달리기 할 때 기분도 비슷했다. 마음은 벌써 결승선을 14초 만에 통과했는데 몸은 아직도 레이스의 절반에 미치치 못한 걸 절감하는 순간, 뜀박질은 더 무겁고 더뎌지고 멀기만 한 종점의 스탑워치에 원망을 담는다.
꼴랑 네 줄 써 놓고 읽고 또 읽고, 멈춰 버린 손가락만 쥐락펴락한다. 가벼이 결승선을 지나칠 수는 없는 건가?!
글을 쓴다는 건 즐거우면서도 늘 괴롭다. 다독은 글쓰기의 갈증은 키우고, 시도는 망설이게 한다. 잘 쓴 글에 대한 안목은 한층 높아졌고, 머리 속 생각과 그림을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훅 갉아 먹는다. 그 시간이 길어지니, 맛있는 밥은 제쳐두고 뜸이 덜든 설익 밥도 못 짓는 모양새가 되었다.
'오늘이 내가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이 머리 속을 휘젓는 지금! 시작해 보련다.
무엇을? 글쓰기를.
왜? 그러고 싶으니깐. 더 미루면 병 날 것 같으니깐.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프냐? 일상 속에서 불쑥 튀어오르는 글감을 꽉 부여잡아서 살을 붙여 보되, 놓치지 않으려 꼼지락꼼지락 부여 잡고 있는 영어로 일본어로도 함께 긁적여 보려 한다.
스스로에게 건투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