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해야 할 일들이 눈앞에 기다리고 있어도 금요일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온라인 글쓰기를 함께하는 분들이 쓴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는 일이다. 목요일 밤 11시 59분까지 글쓰기를 마친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이번 기수에는 나를 포함해 열여덟 명이 함께하고 있다. 그동안 진행한 기수 중 가장 많은 참여다. 매주 한 분 한 분의 글을 읽다 보면 내 안의 좁은 틈이 조금씩 벌어지는 느낌이 든다. 공간과 집을 오가는 나의 좁은 세계 안에 갇히지 않도록 열일곱 명의 세계를 보여준다.
글을 읽으면서 때로는 가족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느끼기도 하고 몰랐던 새로운 장소를 알게 되기도 하고 타인의 마음에 가만히 공감하기도 한다. 풍경을 묘사한 글을 읽고난 뒤에는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들을 다음번에는 가만히 멈춰 서서 바라보게 된다. 글쓰기는 내게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1기를 시작으로 1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쓰고 있다는 감각이 가장 크다. 함께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매주 글을 쓸 수 있었다.
쓰고 싶은 글감을 만날 때도 있었지만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막막했던 날들이 더 많았다. 고민 없이 쓸 수 있었던 날은 극히 드물었다. 그럼에도 계속 쓸 수 있었던 것은 머릿속 복잡했던 생각들이 글을 쓰면서 정리되었을 때 비로소 알게 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보이지 않는 약속 덕분이었다.
온라인 글쓰기를 함께하는 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쓰고 계실까. 매주 목요일, 빈 화면을 마주하고 앉아 오늘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며 천천히 글을 쓰는 한 분 한 분의 모습이 그려진다. 부디 쓰고 싶은 이야기를 만났기를, 무거웠던 마음이 글을 쓰면서 조금은 가벼워지기를, 글을 쓰기 전보다 조금은 나은 쪽으로 움직여 주기를 바라며 어떤 순간을 붙잡아 글로 새겼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글쓰기 페이지를 연다.
이제 6기로 함께하는 글쓰기도 다음 주면 마지막이다. 조금 이르지만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글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말이 아닌 글로 만난 사이. 글로 연결된 이 느슨한 관계를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는 말도.
(202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