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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현 May 22. 2020

올라갈 수 있는 벽? 없는 벽?

진입장벽 낮추기

인지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Lev Semenovich Vygotsky)는 아동이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을 실제적 발달 수준, 외부의 도움을 받으면 할 수 있는 수준을 잠재적 발달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잠재적 발달 수준과 실제적 발달 수준 사이의 영역은 근접발달영역(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 근접발달영역 내에서 적절한 교육이 이루어질 때 아동의 인지 발달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


자신의 실제적 발달 수준과 잠재적 발달 수준을 알아차리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주어진 과업을 해결해야 할 때 이게 오를 수 있는 벽인지 오르지 못할 벽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벽의 높이는 실재 과업의 난이도에 따라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거기에 나의 심리적 부담감, 거부감 등 주관에 의해 추가적으로 높아진다.


돌이켜보면 실재의 장벽은 낮지만 심리적 장벽이 매우 높아서 머뭇거리다가 시도조차 못했던 일이 얼마나 많은지...


심리적 장벽은 냉철한 스포츠 세계에서도 작용한다. 노컷뉴스의 문수경 기자가 2012년 2월 27일에 쓴 기사에 따르면 '마의 벽'이란 절대적 한계 개념 아닌 상대적 한계 개념. 수십 년간 불가능한 한계라고 여겨지던 기록이 어떤 선수에 의해서 일단 깨지게 되면, 이후 그 기록을 넘어서는 선수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1마일(1.6km)을 4분 이내에 달리는 것은 수 십 년간 넘지 못할 벽이었다. 하지만 1954년 5월 6일, 배니스터가 3분 59초4로 ''1마일 4분 벽''을 깨뜨리자, 46일 후 다른 선수가 배니스터의 기록을 경신했다. 다른 선수의 성취를 통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그 결과 마의 벽이라 여겨졌던 기록이 무참히 깨진다. 1999년까지 4분 이하 기록을 낸 선수는 거의 1천 여명에 달한다.


이러한 일들은 수영, 역도 등 다른 기록 스포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어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심리적 장벽이 높은 편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심리적 장벽이 참 낮아 보이는 사람도 많다. 예를 들어,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의 저자 김수영. 남들이 보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꿈들 조차 하나하나 이룩해가며 다른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해 먼저 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 중에서 결국 해낸 일들을 돌이켜 본다.


나는 심리적 장벽을 어떻게 넘었을까?


*대학교 때 떠났던 세계 여행

Image by Lorri Lang from Pixabay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여행기를 종종 읽었다.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읽을 때만 해도 한비야 씨와 같은 전문 여행자들만 세계 여행을 떠나는 줄로 알았다. 세계 여행 관련 도서로 '미애와 루이, 318일간의 버스여행', '인라인 스케이트로 굴린 지구'와 같은 일반인들이 쓴 책을 읽고, 나도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그리고 세계 여행에 관한 인터넷 카페를 가입해서, 세계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 세계 여행 중인 사람들. 세계 여행을 마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세계 여행을 떠나자고 마음먹었다.

이전까지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해 세계 여행은 꿈만 같았지만 관련 정보를 습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심리적 장벽이 낮춰졌다.


*캠핑

Image by Brahmsee from Pixabay

첫째 딸이 어렸을 때, 딸의 친구네 가족이 자주 캠핑을 다닌다고 하였다. 4살 아이를 데리고 캠핑하기에는 무리다고 생각이 들었다. 캠핑이 유행인지 인터넷에 캠핑 관련한 글들이 많이 보인다. 유명 연예인들이 캠핑카를 타고 여행 다니는 것을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도 인기다. 캠핑을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캠핑카도 없고, 장비도 많이 필요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장비 가격이 궁금하여 장비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탐색했다. 초보자용 필수 리스트와 가격대로 적혀 있었다.

음... 차근차근 준비하면 캠핑을 떠나 볼 수도 있겠는데?

캠핑 관련 인터넷 카페에 가입을 하였고, 캠핑 후기를 쭈욱 읽어 봤다.

음... 올해 캠핑을 가야겠군.

그래서 텐트를 필두로 하여, 캠핑 용품을 사모았고, 2019년에 가족 여행으로 두 번의 캠핑을 떠났다.



이밖에도 수상인명구조원, 호주 워킹홀리데이, 집에서 드립 커피 음용, 진로 변경 등 처음에는 스스로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미션들을 어느새 완료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의외로 결론은 간단하고 단순하다.


1. 관련 정보를 습득한다.

2. 정보를 기반으로 준비한다.


심리적 장벽이 높았던 나는, 여전히 높은 나는 '관련 정보를 습득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정보를 통해 준비함으로써 한번 더 진입 장벽을 낮췄다. 그리고는 훌쩍 넘었다.  


Image by andreas N from Pixabay


처음에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 나의 능력 밖이라고 생각되는 일들도 관련 정보를 자주 접하고, 책이나 글, 누군가의 경험담을 통해 그 일에 대한 실체를 파악한  후, 준비를 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내가 상상 속에서 부풀렸던 것만큼 어려운 일은 아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그 일을 시작하기도 훨씬 수월하다.


구태의연 하지만 시작이 반이다.


쫄지 말고,

정보를 그러모은 후,

준비해서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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