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편지>
안녕하세요, 선생님.
선생님은 역시 준비되어 있으시군요. 시간에 관한 고민을 적었더니 이렇게 장문의 편지를... 선생님은 저에게 항상 감동을 주시는 분입니다ㅋ 선생님께 배울 때 좀 더 열심히 할 걸 하고 조금 후회 했어요ㅋㅋ
제가 활기차고, 쾌활한 이미지라 사람들이 저에게 “너는 아무 걱정 없어서 좋겠다”고 하거든요. 칭찬인지 욕인지ㅋ 하지만 제가 겉보기와 다르게 속으로는 걱정을 많이 하는 타입입니다. 웃으시는 거 아니시죠?ㅋㅋ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더 쿨한 척하고, 문제가 생겨도 혼자 걱정하다가 문제를 잊으려고 노력해요. 겉과 속이 달라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어려워 보인 일도 어찌어찌 해결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이 있어도 굳이 드러내지 않고 알아서 해결해버립니다.
그런데 선생님 편지를 읽고 생각해보니, 저는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그것을 덮고 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책임지고 행동해야 할 상황에 도망가기도 하고요. 이거 좀 비겁한 행동 아닌가요?ㅜㅜ 그래서 앞으로는 고민이 되는 문제가 있으면 직접 적어보려고요. 쉽지는 않겠지만, 걱정된다고 도망가지 않고 최악의 결과와 최선의 결과를 써본 후 용기 있게 실천! 생각만 해도 제가 좀 멋져질 거 같네요ㅋㅋ 그리고 필요하다면 주위에 도움 요청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께 도움을 받는 것처럼이요. 수학은 나한테 아니야 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일어서서 조금씩 하고 있잖아요ㅎㅎ
시간 관리와 관련해서도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험 계획이든 방학 계획이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만 배웠지,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는지는 진짜 처음 알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법과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법 둘 다 매우 신기했습니다.
저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은 많이 했는데, 낭비되는 시간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엄~청 자주 핸드폰을 들여다보거든요. 카톡이나 문자 왔는지 확인하고, 제 글과 영상의 조회수 확인, 댓글 확인, 친구가 게시한 것 확인, 핫한 영상 확인 등. 틈틈이 한다고는 하지만 확인하고 검색하고, 클릭하고, 댓글 달고 하는 시간을 합치면 그것도 꽤 오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공부나 숙제하다가 ‘잠깐 머리도 식힐 겸 핸드폰이나 게임을 잠깐만 하자’라고 마음먹지만 한번 시작하면 몇 시간 동안이나 할 때도 있거든요. 그것들을 하고 나면 다시 공부 집중 모드로 들어가기도 힘들고요. 아… 도대체 게임이랑 스마트폰은 누가 만들었는지ㅋㅋ 앞으로는 핸드폰 하는 시간을 정해서 검색이든 댓글이든 확인이든 몰아서 한꺼번에 해야겠습니다.
그다음으로 긴급성과 중요성에 따라 일을 분류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이건 참신하지만 제가 직접 분류하려니 어려웠습니다. 공부, 게임, 운동, 유튜브 제작, 친구와의 만남 등 저에게는 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처럼 느껴졌거든요ㅋ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것들을 자꾸 서로 비교하다 보니 그 안에서 서열이 생겼어요. 지금 당장은 게임보다는 유튜브 제작, 유튜브 제작보다는 공부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중요하다고 거기에 모든 시간을 쏟는 게 아니라 각각에 대해서 적절히 시간을 배분하면 원하는 것을 조금씩은 다 할 수 있겠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저 많이 발전했죠ㅎㅎ 처음이라 아직은 어설프지만, 자꾸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저에게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는 날이 올 수 있겠죠?
시간 배치와 관련된 내용에서는 의지력, 판단력과 같은 정신에너지의 하루 분량이 정해져 있어서 그게 소모된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제가 스스로 의지박약이라고 자책을 많이 했거든요. 밤에는 특히 느슨해지고, 하기로 마음먹은 것을 자꾸 미루거나 안 지켜서요. 그런데 정신에너지를 다 고갈시키면 자연스럽게, 심지어는 선생님도 그러신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었습니다ㅋ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을 찾아 그 시간에 중요한 것을 하고,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시간에는 핸드폰이나 컴퓨터 작업 등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잠이 많아서 새벽 시간에 중요한 것을 하기는 아직은 무리고요ㅋ
마지막으로 잠에 관한 내용을 보고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밤늦게까지 게임이나 컴퓨터, 휴대폰 하다가 늦게 잘 때가 많거든요. 그나마 시험 기간이나 숙제가 있을 때는 밤에 공부하는데 그때도 잠이 오는데 억지로 2시 넘어서까지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할 게 많으니까 잠이 와도 꾸역꾸역했는데 오히려 효과가 낮다니 배신감이ㅋ 차라리 밤에 조금 일찍 자고, 낮에 깨어서 수업에 집중하라는 말씀 명시하겠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수업에 집중해서 열심히 들으라고 하셨는데 사실 수학 시간에는 집중하기가 좀 힘이 듭니다.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어요ㅜㅜ.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것처럼 개념을 자세히 보고, 예제 풀이를 참고하여 문제를 풀려고는 하고 있어요. 이전 내용을 혼자 할 때는 이게 잘 되는데, 수업 중에는 앞부분의 내용을 너무 모르니 이해도 안 되고, 수업 속도를 온전히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안 그래도 복습할 내용이 많은데, 수업 내용을 못 따라가니 이것도 고스란히 다시 공부해야 하고. 보충해야 할 거는 많은데 앞으로 더 해야 할 거는 계속 쌓이고 있으니 앞이 캄캄할 때가 있습니다ㅜㅜ
차라리 수업 시간에 예전 내용을 혼자 복습하는 게 더 나을까요? 그러면 시간도 낭비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모르는 것들을 거의 다 메우고 진도에 맞출 수 있지 않을까요? 죄송한 부탁이지만 다음번에는 수학 수업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중일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