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편지>
안녕 중일아.
수업 시간에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정말 좋은 질문이야^^ 좋은 답보다는 좋은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구나. 이제까지 마인드셋과 수학 공부 방법, 시간 관리하는 법에 관하여 다뤘는데 이제 진짜 실전 공부법으로 가야겠다.
수업 시간은 정말 중요한데, 많은 학생이 수업의 중요성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초등학교 때부터 의무적으로 학교에 가고, 자리에 앉아서 원치 않아도 수업을 들어야만 하니 수업에 대한 거부감이 든 걸까? 자발적으로, 본인이 원해서 수업 듣는 게 아니라서?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은 한 수업 태도를 바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수업 태도는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 형성된 수업 태도는 계속 유지되는 것 같아. 한 번, 두 번 수업을 소홀히 하다가 점차 굳어가는 거지. 잘못 형성된 습관처럼.
경험상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더라. 자발적인 경우와 비자발적인 경우. 자발적으로 안 듣는 학생들은 본인이 다 안다고 생각해서, 가르치는 선생님과 관계가 틀어져서, 수학을 포기해서 안 듣는 경우가 많아.
사교육을 통해서 관련 내용을 미리 배웠거나, 스스로 선행 학습을 한 후, 수업 내용을 다 안다고 착각해서 자발적으로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내용을 이미 배웠고, 문제도 어느 정도는 풀 수 있으니까 ‘나는 다 알아, 더 이상 들을 필요 없어’ 하고 눈과 귀를 막는 경우지. 그렇다고 이 학생들의 성취 결과가 높은 것은 아니야. 오히려 수학을 정말 잘하고, 관련 내용도 다 알고 있으면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학생들은 수업을 정말 열심히 듣는 경우가 많아. 무서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며, 선생님이 다루는 내용을 쭉 흡수하지.
수업을 듣고 난 후 만족스럽고, 뿌듯한 느낌, 기분 좋은 느낌을 받아본 적 있니? 그 느낌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고, 선생님과 다른 학생들과 활발한 상호작용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야. 자기 만족감. 이 감정을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매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아.
자발적으로 수업을 듣지 않는 또 다른 부류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진 경우. 중일이도 이런 경험있니? 선생님은 사춘기 때 과목 선생님에 대한 괜한 반발심으로 억지로 공부 안 하고 반항했던 적이 있거든. 삐뚤어질 테다 모드였지ㅋ 이렇게 해서 공부 안 하고 성적 떨어지면 선생님께 복수하는 것 같았거든. 나중에 돌이켜보니 왜 이리 유치하고 어리석었는지ㅋ 그리고 그 선생님께도 죄송하고. 선생님도 학생들과 이런 일이 벌어질 때면 그때 생각하며 반성하기도 해ㅎ 선생님이 싫어서 수업을 듣지 않는 것은 본인에게만 손해가 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알면 좋겠구나^^
마지막은 수업하고 있는 내용을 몰라서 또는 수학을 포기해서 안 듣는 학생들. 이 경우도 참 안타까워. 모르면 더 집중해서 듣고, 보고, 연습해봐야 알 수 있는 거잖아. 패기 있게 도전해야 지. 그런데 안 하니까 모르고, 모르니까 어렵고, 어려우니까 들어도 소용없다고, 나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수업에도 집중을 안 해. 적어도 어느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수학 내용 중에는 통계나 확률 또는 도형처럼 앞에서 학습한 내용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단원들이 있거든. 새 출발 하기 좋은 단원이지.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고 열심히 하면 좋겠지만, 수업을 소홀히 하는 것으로 굳어진 수업 태도를 쉽사리 바꾸기 어려워하는 것 같아.
가르치다 보면 수학에 전혀 관심 없고, 포기하다시피 한 학생인데 갑자기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있거든. 우연히 수학 활동에 참여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에 성공한 경험을 경우야. 신기해하고, 자기가 해냈다는 데에 놀라워하며, 자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경우 열심히 다시 시작하게 돼. 자기는 수학에 자질이 없다, 수학은 본인과 안 맞는다고 생각을 해서 수학을 거부하고 포기하다가 수학에서의 성공 경험을 통해 뒤늦게 자기의 능력을 재평가하고 새 출발 하는 사례지.
멋지지 않니?^^ 선생님은 이런 학생들의 미래가 특히 기대돼. 바닥에서 시작해 성공 경험을 해봤으니, 앞으로 마주하게 될 다양한 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도전하지 않을까? 도전하면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것이고. 학교 수학은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과목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할게^^
비자발적으로 수업을 듣지 않는, 아니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은 너무 피곤해서 또는 밤에 너무 늦게 자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하려고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중일이가 졸려서 수업에 잘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 경우지. 하지만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수업 내용을 놓친다는 사실은 마찬가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