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소속은 지니뮤직이지만, 지니뮤직 외 프로젝트를 더 많이 맡고 있습니다.
내부의 소스에서 나온 정보는 아니니, 안심 혹은 실망한채로 글을 봐 주시기 바랍니다?)
스포티파이의 대한민국 진출 전,
국내 음악 스트리밍 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방어 무기들이 있었습니다.
그 방어 무기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왔는 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1. 음원 공급 불가
대한민국 스트리밍 업체들은 음원 공급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는 아이유 음원의 독점 계약권을 가지고 있죠.
국내 업체들은 해외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등)가 국내 진출 시, 해당 아티스트의 국내 사용을 계약상 막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케이팝 스타의 세계 진출이 활발해지는 만큼,
스포티파이가 해당 아티스트의 글로벌 스포티파이 음원 공급 중단을 가지고 협상하자,
한국 스트리밍 업계는 백기를 들었습니다.
이것은 아티스트의 콘텐츠 협상력이 강해서일까요?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플랫폼 파괴력이 강해서일까요?
어찌됐든 해당 전략은 스포티파이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2. 마케팅 치킨 게임
음원 공급 계약이 완료되자마자, 스포티파이는 3개월 무료권을 걸고 치킨 게임에 들어갔습니다.
매출과 ARPU(객단가), 영업이익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한분기에 2조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기업에게 이러한 치킨게임은 의지의 문제이지, 돈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스포티파이는 마케팅 치킨 게임을 통해,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3. 개인화 고객? 트렌드형 고객?
스포티파이의 추천 서비스는 다른 미디어 플랫폼들과 비교해도 최상위급 추천 서비스입니다. (관련 내용은 조만간 따로 다뤄 보겠습니다.) 기가 막힌 추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은 아직까지 차트 시스템을 좋아하는 유저가 많습니다.
무의식적으로 멜론 탑100을 반복 재생을 하거나,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차트 진입을 위해 좋아하는 아이돌 음악을 조공 스트리밍 하거나
모두 차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유저들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어떤 전략으로 이 상황을 공략할까요?
간단하게는 스포티파이의 축적된 데이터로 사재기 음원을 필터링 하고, 스포티파이만의 랭킹 시스템을 홈의 일부분에 위치시키면 간단하게 공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스포티파이는 현재까지 자신들의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트렌드형으로 음악을 듣기 보단 다양하게 음악을 듣는 입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음악 추천 시스템은 경이적인 수준입니다. 나보다 내 취향을 더 잘아는 스포티파이가 위에 있는 차트 지향 유저에게도 저에게 줬던 경험처럼 더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은 관련한 데이터가 부족하여, 답을 내리기 어려울 듯 합니다.
4. 통신사 결합 비즈니스 모델
통신사 결합 비즈니스 모델은 음악 스트리밍 기업 입장에서 비교적 손쉬운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손쉬운 결제 방법이기도 하구요.
SKT는 FLO, KT와 LG U+는 지니뮤직에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포티파이가 이 비즈니스 제휴 관계를 끊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더 저렴한 비즈니스 모델, 더 쉬운 결제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재의 금액 정책을 봤을 때는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스포티파이의 단순 경쟁자는 한국의 스트리밍 업체이겠지만,
사실 가장 큰 경쟁자는 유튜브일지 모릅니다.
더 많은 편곡, 더 많은 라이브 음원을 가지고 있고,
음악 관련 개인 정보만 가지고 있는 스포티파이에 비해, 유튜브는 너무도 많은 개인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음악 한우물만 파온 스포티파이는
음악내 자연어 처리와 Raw Audio 분석을 통해, 음악 하나만큼은 정교한 추천 능력을 보여주고 있구요.
대한민국 시장내에서 스포티파이의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