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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안내자 옥돌 Feb 09. 2024

은퇴 이후의 삶

24.02.08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회사는 안 다니고요. 프리랜서로 이것저것 해요. 수업도 하고 모임도 운영하고. 올해 초 프리랜서 선언을 하고 혼자 일한 지 얼마 안 됐어요.

프리랜서면 수입이 불안정하겠어요. 혹시 재테크는 따로 하고 계신가요?

아무래도 고정적인 수입이 아니다 보니 재테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죠. 올해부터 월급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걸 실감하고나니 적금도 부담스러워요. 이번 달에 얼마 들어올지 모르는데 나가야 하는 최소한의 고정비(주거, 생활비)는 정해져 있으니까요.  

단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지 궁금해요. 1~3년 안으로.

일단 정기적인 수입이 보장됐으면 좋겠어요. 올해 책 출간과 강사 일을 넓혀보려고 하는데요. 3년 내에는 적어도 책 3권 이상은 낼 거예요. 학교나 기관처럼 작은 수업 기회에서 시작해서 강사로서 설 수 있는 무대 크기를 키우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강연도 해보고 싶고요.

어떤 책을 준비하고 계신지.

지금까지 살아왔던 얘기를 에세이로 써요. N잡으로 오기까지 방황했던 시간들. 앞으로는 회사 밖에서 살아가는 삶 이야기를 계속 쓸 것 같아요.

중장기적인 계획도 궁금한데요. 5년 뒤에 집을 사겠다던지, 10년 안에 결혼하겠다 등등.

집 사는 생각은 제게는 아직 먼 얘기예요.

이번 달부터 지인 분과 둘이서 한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둘이서 살 집을 구하니까 혼자 사는 원룸을 구할 때보다 평수가 확 넓어지고 쾌적해졌어요. 혼자 사는 방이라도 4평에 월 60은 나가잖아요. 그런데 둘이 살 집을 구하니 비슷한 금액으로 마포구에서 20평 정도의 집에 살 수 있더라고요. 이걸로도 주거환경은 충분하다 싶어서 단기적으로 집을 살 계획은 없어요. 결혼은 5년 안에 하고 싶긴 한데 제 맘대로 되는 건 아니니까 집착할 수는 없죠.​

3년 안에는 돈을 잘 벌어서 상가 계약을 하고 싶어요. 투자 목적은 아니고 온라인으로 꾸리는 일들을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해요. 지금은 월세 내기도 벅차니까 당장 할 수는 없죠. 3년 안에는 프리랜서로서 자리 잡아서 집세와 상가 월세를 다 낼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싶네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셨을까요?

은퇴 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아직 한창 일할 때라고 생각해요. ‘은퇴’를 주제로 다른 분과 얘기해 본 적이 있는데 그분은 평생 일할 거라 하더라고요. 자기 삶에 은퇴는 없을 거라고. ​

이 은퇴라는 단어가 예전에는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다닌다는 관념이 있으니까 은퇴 이후의 삶이라는 단어로써 노후를 고려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처럼 회사 밖에서 일을 할 수 있고, 내 일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딱히 은퇴를 고려하지 않을 것 같아요. 오래도록 건강하게 일하고 싶어요. 재밌거든요. 세월이 야속할 만큼 나이가 들어서 손발을 못 쓸 상황이 아니라면 일을 계속하지 않을까요?.

아무래도 프리랜서다 보니 업이란 주제에서 자유롭고 열려있는 사고를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일반적인 근로소득자는 ‘내가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지?’ ‘그 뒤에는 어떡하지?’ 보통 이런 고민을 하거든요. 옥돌님은 프리랜서로서 일하는 여건이 된다면 은퇴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일까요?

사실 은퇴를 생각할 여력이 없어요. 이번 달 월세 마련해야지, 지원사업 준비하고, 프로그램 기획하고, 새로운 일감 구하러 다니다 보면.. 무슨 은퇴야, 일해야지. 현생을 살다 보면 은퇴를 생각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즐겁고 활기가 돌아요.

크게 노후를 준비하고 계시진 않고. 직장 연금이나 관련 상품은 고려해 보신 적 있나요?

안 해봤죠. 어차피 한 직장을 오래 못 다닐 성격이란 걸 스스로 알고 있었어요. 회사에 들어가자마자 답답했던 것 같아요.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이걸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이해가 안 되는 상황들도 많았죠. 회사에 들어가긴 쉬워도 한 곳에서 버티는 게 어렵더라고요.

어떤 일로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직장 생활은 또 어떠셨는지.

모바일 앱 기획으로 시작해서 공간을 운영하는 커뮤니티 매니저 일도 했어요. 직장 생활은.. 기획을 해도 빠그라져서 실현하지 못하고, 챙김 받을 사수는 없고, 이런저런 상황들이 많았죠. 방치를 자주 당했던 것 같아요 하하.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까, 회사에 들어가면 어쩔 수 없는 거구나 받아들이고 체념했죠.

근로소득자로서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꾸려 나가겠다고 결심하신 걸까요?

네, 그런 것 같아요.

부럽네요 진짜.

사실 무서워요. 외롭고 두려워요.

저축이나 투자는 어떻게 하고 계실까요?

적금이나 예금 있긴 한데, 올해 수입이 변변찮으면 적금을 깰 생각도 있어요. 빚을 내더라도 올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될 때까지 해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돈이 쪼들리면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회사에 들어가겠죠 뭐.

은퇴 생각이 없다고 하셨지만, 노후에 내 삶의 모습을 그려본다면요?

숙소를 운영하고 싶어요. 게스트하우스. 국내 에어비앤비는 대관 형식이나 꾸며놓은 걸 빌려주는 느낌이라면, 직접 사람을 맞이하고 숙박까지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

3년 안에 상가 계약을 하겠다는 건, 우선 숙박 상품이 없는 형태의 공간부터 실험해 보고, 잘 돌아가면 어디 지방으로 가서 집을 짓든 계약을 하든 게스트하우스를 할 생각이에요. 노후에는 직원을 뽑아서 운영 시스템을 효율화할 수도 있겠죠. 그럼 제가 며칠 없어도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 거고요. 뭐 이런 식으로 여가 시간을 늘려서 지내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일을 계속할 것 같다는 말이고요.​

작년에 3개월 정도 지방에 내려가서 살았는데, 도시 밖에서 느껴지는 지역의 색채와 공동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나중에는 바다가 훤히 보이는 지방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지역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기업이든 협동조합이든 어떤 형태의 조직일지는 모르겠지만, 나이가 더 들면 영향력을 넓히는 일을 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을 이루기 위해 얼마가 필요할 것 같나요? 목표가 있으니 금액적으로도 알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은 코 앞에 닥친 것들 해치워야 해서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는데요. 상가는 좀 알아봤었어요. 지방에서 해도 월 60은 내야 번듯한 공간 빌릴 수 있고, 서울에서도 잘 찾으면 월 70이면 조그만 공간을 운영할 수 있겠더라고요. 집세와 공간 월세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여력을 얼른 갖추고 싶네요. 자세한 비용은 한번 날 잡고 조사해 봐야겠어요.​

이렇게 말은 해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너무 먼 미래는 제쳐두고 일단 눈앞에 있는 것들, 해야 하는 일부터 충실하려고요. 원체 걱정이 많은 타입인데, 그러다 보면 나만의 생각에 매몰돼서 앞으로 나아갈 힘이 남아나질 않더라고요. 걱정하는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모해서.

재테크, 투자의 필요성을 느끼시나요?

당연하죠. 최근에 배우고 싶은 게 있었는데 비용이 너~무 비싸서 신청을 포기했어요. 4년에 3000은 드는, 대학원에 맞먹는 교육이거든요. 적금을 깨고 도전할까 싶기도 했는데 그렇게 하면 믿을 구석 없이 너무 불안한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배우는 걸 포기했어요. ​

엄청 아쉬웠죠. 예전에 여행 가고 놀고먹느라 펑펑 썼던 걸 좀 자제했다면 이걸 들을 수 있었을까 싶기도 했는데, 또 그런 경험을 했기에 그 교육을 받고 싶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된 거니까. 다음에는 이런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어요. 배우고 싶은 게 있는데, 금전적인 부담 때문에 시도하지 못하는. 그래서 프리랜서라도 자산관리를 하긴 해야겠다 싶었어요. ​

​​​​​​​​​​​​



미래에셋에서 진행하는 ‘은퇴 이후의 삶’ 인터뷰에 참여했다. 2030 소비, 재테크 습관을 조사하고 교육 프로그램 제공을 위한 사전 인터뷰 목적인 것 같았는데, 오히려 인터뷰어 분과 얘기를 나누면서 업의 가치관을 다시금 생각하고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재테크 인터뷰가 아니라 삶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어버린 듯하다.


주최 기관의 목적에 어긋나는 인터뷰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나는 재밌게 참여했다 ㅋㅋㅋ 녹음본 들어보니까 나 진짜 말 많이 했구나...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아서 머릿속에서 옅어져 있던 목표들이 내 목소리를 한 번 더 들으면서 정리하니 더 명확하게, 선명해지는 기분이다.

올해는 진짜 잘 보내고 싶다. 출판도, 일감도, 원하는 것들 다 잘 풀려서 빛나는 한 해가 되길. 왠지 예감이 좋다. 이대로만 잘 지내보자. 움직이는 만큼 새로운 세계가 열릴 거야. 세상을 누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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