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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안내자 옥돌 Mar 13. 2024

사람, 삶, 사랑

3월 2주 차 회고록

오랜만에 와인을 마신다. 동거인 언니랑 단둘이 마시는 첫 와인이다. 잔을 꺼내어 새 와인병을 따고 나니 이제야 우리집을 꾸린 축배를 올리는 기분이 든다. 이미 한 주가 훌쩍 넘어버렸지만 늦은 회고를 시작해 보자.


사과꽃발도르프학교 첫 수업

사랑스러운,,

발도르프 영어 교사로서 첫 주를 보냈다. 참관 수업 이후로 아이들을 처음 만나고, 인사를 나누고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의 상태에 눈과 귀를 기울이면서도 사랑과 재미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영어를 나를 통해 거의 처음 접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첫 배움의 경험이 좋지 않으면 앞으로 영어를 배우는데 반감을 갖고 시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발음과 어법, 정제된 문장 등 모든 영어 사용에 있어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이 친구들이 언어의 아름다움과 소통의 위대함을 알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수업 기록 및 리뷰는 여기에 자세히 썼다.


깊어지는 대화

오곡나물밥

동거인 언니와 누구보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대화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어떤 오전에는, 서로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에 대해 이야기했다.


“옥돌은 환원 나눔 같은 단어를 자주 써.

그 중심에는 교육이라는 가치가 뿌리 깊게 있고.”


나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언어습관을 동거인이 파악했다. 모든 배움의 끝에는 나누는 것, 곧 교육으로 이어진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다. 배우는 것도 즐겁지만 수업이든 어떤 형태로든 나누는 시간은 더욱이 심장을 들끓게 한다. 언젠가 회사를 만들게 된다면 아마 교육 회사이지 않을까.


동거인의 언어 습관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봤다.


“언니한테 가장 중요한 건 재미.

그리고 같이 하고 싶단 말을 정말 많이 해.”


미대를 나와 아이들 대상 미술 수업도 하고, 갤러리와 문화재단에서 일도 했던 언니는 사람들을 모아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걸 정-말 좋아한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것저것 챙겨 와서 원데이클래스를 뚝딱 만들어버린다. 무언가 재밌는 게 있으면 혼자 하지 않고 같이 만들 궁리를 한다. 그 중심에는 ‘재밌어야 한다’는 기조가 있다.


‘나눔’과 ‘재미’를 추구하는 두 사람이 만나 꾸려가는 우리집, 예루산렘은 팍팍한 하루를 살아내는 현대인들과 ‘유쾌한 평화’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같이 살면 매일의 일상이 콘텐츠가 된다.


우당탕탕 룰루랄라 <예루산렘> 사는 얘기는

@yerusanlem 에서 보실 수 있읍니다!


벚꽃 소개팅 프로젝트


2030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


전혀 계획에 없던 일을 벌이게 됐다. 원래부터 소개팅 서비스나 사람을 연결하는데 관심이 많긴 했지만, 소개팅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보는 건 처음이다. 런치, 디너클럽을 운영한 지도 벌써 3년은 된 것 같다. 주기적으로 사람을 매칭하면서 암묵지가 꽤 쌓인 듯하다. 초~반에 시작할 때보다 후딱후딱 잘도 매칭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프로젝트의 발단은 디너클럽 만남에서부터다. 사람 쪽수를 맞추러 나간 디너클럽에서 런치클럽 멤버들을 만났다. 매칭 관련된 얘기도 조금 하다가, 아예 소개팅 버전을 해보면 어떻냐는 아이디어가 오갔다. 당시 만난 멤버분들이 열어만 주시면 참여하겠다고, 참여비를 내고도 할 것이라 말씀하시는 걸 듣고 바로 추진해 버렸다.(참여비는 해당 멤버분들의 의견에 따라 책정했다.)


벌써 꽤 많은 인원이 신청했다. 풀이 넓어질수록 더 잘 맞는 사람들을 매칭해 줄 수 있는 여지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는 좋은 소식이다. 처음에는 여성 비율이 현저히 높았는데, 성비도 4.8:5.2 정도로 거의 맞아떨어졌다. 이번 주까지 참여자를 받을 계획인데 얼마나 더 많이 모이려나! 재미와 시도 겸 해보는 거라 홍보는 더 이상 할 계획이 없지만, 많은 분들이 좋은 인연을 만나 따스한 봄을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은 변함이 없다.


지금까지의 신청서를 쭉 읽어봤다. 글만 봐도 사람이 보인다. 매칭자의 시선을 고려해서 요약정리까지 깔끔히 해준 이가 있는 반면, 매칭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 정보만 나열해 두거나, 주관적인 정보(티키타카, 느낌이 오는 사람, 배울 점이 많은 사람 등..)만 장황하게 제공한 이들도 있다. 신청을 염두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한마디 전하자면, 상세히 작성할수록 매칭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평범한 이름으로

비범한 방황을 쓰는

고유한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written by. 옥돌

옥돌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okdol_y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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