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여러 겹 옷을 입듯, 소소한 여러 행복을 쌓아야
겨울에는 옷 입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인다.
바이러스, 세균, 추위 등의 원인으로 걸리는 호흡 계통에 생기는 질병인 감기의 발병률이 겨울에 가장 높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리면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며 심하면 열이 나기도 하고 두통까지 온다. 이때 약을 복용하고, 심하면 주사를 맞은 후 며칠 앓고 나면 낫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부터는 감기가 단순한 감기로 끝나지 아니하고 감기의 후유증으로 또 다른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써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겨울만 되면 뉴스나 공익광고에서 자주 접하는 주제가 있다.
그것은 따뜻하게 옷 입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봄, 여름, 가을에는 그 계절에 맞는 옷 입는 방법에 대하여 알려주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대기의 온도가 낮은 겨울이 찾아오면 사람들은 추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우선의 방법으로 따뜻하게 옷을 입는 것을 선택한다.
따뜻한 옷을 입으면 추운 날씨에 자신의 신체를 방어할 수 있어 몸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고,
따뜻한 옷을 입으면 추위 때문에 느끼는 신체의 긴장감이나 불편함을 해소해 줄 수도 있다.
결국, 따뜻하게 옷을 입으면 외부 기후 환경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하여 체온을 유지해 주며, 동시에 자신의 몸이 보호받고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자신의 마음까지도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한 언론사에서 겨울철 따뜻하게 옷 입는 방법에 대하여 알려준 내용이다.
이 언론사 역시 두꺼운 옷 한 겹을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으라고 하면서 레이어드룩(여러 겹을 겹쳐 입는 스타일)을 권장하고 있다.
'얇은 옷 따뜻하게 입자'의 주제로 미션 1로 정지공기층을 사수하라, 미션 2는 굴뚝효과를 막아라, 미션 3으로 풀무 환기를 막아라.라고 한다.
첫 번째 정지공기층은 의복 안에 정지되어 있는 공기층으로 두꺼운 옷 한 겹보다 얇은 옷 여려 겹의 옷을 입는 것이 더 따뜻한 이유가 바로 이 정지공기층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이 옷을 입으면 인체와 옷, 옷과 옷 사이에 정지공기층이 형성되는데 이때 여러 겹의 옷 사이에 형성된 공기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의 체온에 의해 따뜻하게 데워진다고 한다.
또한, 여러 겹 각각의 층이 열을 차단하는 장벽 역할을 하여 몸에서 방출하는 열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데 공기는 열 전도율이 낮기 때문에 열전달이 느려져 체온이 유지되기에 충분한 보온성을 제공받음으로써 신체의 면역력이 강화되고 감기와 같은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더불어, 정지공기층을 확보하는 법으로는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옷은 피하고, 너무 많은 옷을 껴입지 않도록 하라고 TIP을 준다.
두 번째 굴뚝효과(의복을 통해 데워진 공기가 위로 상승하는 효과)를 막는 것으로 데워진 공기는 가벼워져 목 부위나 손목의 개구부를 통하여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곤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하여 좀 조여 주는 옷을 입어 따뜻한 공기가 옷 안에 머물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세 번째 풀무환기(움직이는 동작으로 옷 안의 따뜻한 공기가 치환되는 현상)를 막으라고 한다.
어제, 저녁 약속으로 외출을 하면서 따뜻하게 옷을 입을 때 왜 여러 겹으로 입으라고 하는지 생각하다가 문득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언제부터 일상에서 '소소(小小)한 행복'이라는 말이 생기기 시작했다. 행복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자들이 진정한 행복의 개념을 정립해 가는 과정에서 이것이다라고 분명히 보이지 않고 막연하였던 행복에 대하여 알아갈 수 있기에 그저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떠오른 생각이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얇은 옷 여러 겹을 입는 것처럼, 행복은 빈도라는 것이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겨울철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하여 얇은 옷 여러 겹을 입으면 자신의 내부 체온을 유지하는데 효율적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공기가 차가워지면 한 겹씩 덧입을 수 있고, 반대로 외부의 공기가 더워지면 한 겹씩 벗을 수 있어 자신의 체온을 조절하는데 더없이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다.
여기서, 차가워지면 한 겹 덧입고 더워지면 한 겹 벗을 수 있다는 행동에 꽂혔다.
행복은 빈도라는 것, 소소한 행복은 결국 얇은 옷 여러 겹을 입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계절 가운데 추운 겨울이 찾아오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도 늘 꽃 피는 봄만 찾아오는 것이 아닌 추위에 노출되어 오들오들 떨어야 하는 겨울도 들이닥칠 수 있기 때문에 소소한 행복을 많이 채워놓아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살다가 괴롭고 아픈 겨울이 찾아왔을 때 내 안에 쌓아놓은 행복의 순간들을 하나씩 꺼내보고, 봄과 같이 즐겁고 편안할 때는 소소한 행복을 내 안에 다시 하나씩 채워 넣으면서
나의 사계절을 지켜내는 방법으로 사용하면 이 험한 세상 버티어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소소한 행복을 채워 넣을 때, 소소(小小)에 소소(炤炤)를 더하면 소소한 행복이 더 단단해질 것 같은.
추운 몸을 지키기 위하여 얇은 여러 겹 옷을 입듯
추운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소소한 여러 행복을 쌓아야 하지 않을까?
(사진 출처 : 행복한 조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