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기쁜 일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슬픈 일도 비껴가지 않고 찾아온다.
기쁨이 찾아오면 신나지만
슬픔이 찾아오면 외로워진다.
오늘이 외로운, 그날이다.
2023년 1월 2일 서랍 속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이런 마음, 저런 마음..으로
하루 종일 속이 시끄러웠던 오늘과 같았다.
이 생각대로라면 잘될 것 같았는데 어느새 저 생각의 다리를 건너고 있고,
이 마음대로라면 좋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저 마음의 다리를 건너고 있고,
수 없이 생각의 다리를 건너고, 수 없이 마음의 다리를 건넌 탓에
생각이 저리고, 마음이 쓰리다.
봄은 배웅하고 여름을 마중 나갔던 어느 봄날 출근길에,
우연히 만났던 그 꽃은 잘 있는지 궁금하여 퇴근길에 찾아가 보았다.
(그날 브런치작가님들과 글벗님들께 그 꽃을 소개하면서, 친구에게도 한껏 자랑을 하였었다. 이후 친구도 가끔 그 꽃을 찾아보곤 하였다 하면서, 그 꽃이 달라졌다는 소식을 전해주었기에 더 궁금해졌는지도 모른다.)
꽃피는 봄 4월에 만난 덜꿩나무의 꽃은 웨딩드레스보다 새하얗게 피어 내 마음을 설레게 하였는데,
장마를 몰고 오기 시작하는 여름 6월에 만난 덜꿩나무에서는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꽃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조그만 열매가 붉게 매달려 있었다.
늘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도
꽃이 피기도 하지만, 꽃은 지기도 하고
꽃의 유혹에만 빠져 있어도, 열매는 잔잔히 열리기도 하고.
아! 정말 다행이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오늘 덜꿩나무를 다시 만나러 간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어수선한 나에게 괜찮다고 위로를 건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