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걸음의 거리

by 시간나무

아빠가 말씀하신다.

"어서, 따라오너라."

아들이 답한다.

"아빠, 발걸음이 너무 빨라요."


엄마가 말씀하신다.

"서둘러. 뒤처지지 않게"

딸이 답한다.

"엄마, 쫓아가기 너무 힘들어요."


아빠는 한 걸음 앞서 걷고,

아들은 두 걸음 늦춰진다.


엄마는 한 걸음 앞서 가고,

딸은 두 걸음 뒤처진다.


아빠!

저도 아빠와 나란히 걷고 싶지만

지금은 아빠 보폭에 맞출 수 없어요.


엄마!

저도 엄마와 손잡고 걷고 싶지만

지금은 엄마 속도에 맞출 수 없어요.


세상의 발걸음은 아이들을 기다려주지 않아도

아빠엄마의 발걸음은 기다려주길 외치지만,

아빠엄마의 발걸음마저 세상에 맞춘다.


아빠엄마와 세 걸음 멀어진 아이들은

세상보다 아빠엄마와 더 멀어진다.

작가의 이전글8월은 칠전팔기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