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 메달

by 시간나무

내가 나에게,

메달을 수여한다면

어떤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까?


금메달? 아~ 아니다.

은메달? 오~ 아니다.

동메달? 우~ 이것 역시 아니다.


그럼 남은 메달이 없는데?


내가 세 개의 메달 가운데

그 어떤 하나도 받지 못한다고?

내가 메달 하나 수여받을 수 없게 살았다고?


아니다.


세상에서 정한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은 아니어도

내가 나에게 걸어주고 싶은 메달이

분명 있을 것이다.




언제 적이었지?

오래전 싸이월드 메인에 적었던 나의 문구는

<생은 모험! 모험은 선택!> 이었다.


나는 생은 곧 모험이고,

모험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날마다 선택의 갈림길에 서고

보이지 않고, 볼 수도 없는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갈팡질팡 헤매는

그 순간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긍정이었다.

적은 가능성 하나에도 희망을 걸고,

그 길을 걷기 시작하는 용기.

그것은 바로 긍정의 힘에서 나온다.


하지만, 긍정만으로 무작정 걷기에는 주저앉기 쉽다.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자신에 대한 긍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시련 앞에서도 자신의 선택과 길의 가치를

담담히, 당당히 지켜내는 의지.

그것이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그리고, 삶은 나 혼자만의 길이 아니다.

나의 길 위에서 고통에 시달리는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순간 절실히 필요한 것은 긍휼이다.

남의 아픔을 차갑게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게 손 내밀어 잡아줄 수 있는 마음.

그때 세상은 오히려 상처받은 나에게 먼저 자비를 베푼다.


긍정으로 시작해,

긍지로 나아가고,

긍휼로 더불어 살아가고자 꿈꾸는


내가 나에게 걸어주고 싶은 메달은

바로 <긍> 메달이다.

그것도 한 개가 아닌, 세 개.


이 세 개의 <긍> 메달을 목에 걸고

오늘까지 살아낸 것처럼,

내일도 살아내자.




정년퇴임 500일을 앞둔 오늘.

내가 나를 위한 메달을 만들고 싶어

엉뚱한 생각을 했다.


금의 초성 ㄱ + 은의 중성 - + 동의 종성 ㅇ = 합한 메달이 <긍> 메달이다. 나를 위한 메달이다.



(사진 출처 : Jinipapa)


작가의 이전글제80주년 광복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