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일부로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야 하기에,
나는 나이 듦에 희망을 가지는 편이었다.
희망적인 여러 가지 이유 가운데 한 가지는
바로 외부에 의한 내부의 흔들림이
나이 듦과 비례하여 갈수록
사라져 갈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그렇지 않아 놀라는 경우가 많다.
물론 물리적인 상처를 입게 되면
젊을 때 보다 더 깊게, 더 길게
아물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은 예상했다.
(그럼에도 직접 경험하니 힘겹다.)
이렇게 물리적인 상처는 예상했지만
심리적인 상처 역시 이럴 줄은 몰랐다.
젊음 보다 나이 듦의 강점은
육체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지만
단연코 정신에서는 승리라고 확신했었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제대로 나잇값을 못해서 그럴까?
지금 나에게는 숙제가 계속 쌓인다.
학생 때 풀던 수학 숙제가 훨씬 쉬웠고,
그때 그 수학 숙제가 그립다.
지금 쌓이는 숙제는 너무 풀기 어렵다.
2023년 1월 29일 서랍 속 이야기를 꺼내면서,
오늘도 풀기 어려운 숙제가 또 쌓였다.
숙제를 풀어내는 속도보다 풀지 못해 쌓이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나는 쌓여 있는 이 숙제들을 풀 수는 있을까?
(배경사진 출처 : Jini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