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의자

by 시간나무

사무실로 걸어가는 길.

공원 한편,

아주 오래되고 낡은

텅 빈 나무 의자가 눈에 띄었다.


문득,

나도 저 의자처럼

내 마음을 비울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언제부터인가

비워야지, 비워야지

스스로 다독이며 애써 보아도,

돌아보면

비우려 했던 만큼

욕심이 더 채워져 있었다.


그날이 오긴 하겠지.

설마,

이 무거운 욕심을 안은 채

계속 살아가진 않겠지?



어제 비우지 못한 비움이

오늘의 비움 위에 쌓이고 쌓여,

밀린 숙제를 풀지 못해

바라만 보는 아이처럼

허둥지둥 대는 나.


비움을 숙제로 맞이하여,

비움에 다가가지 못하나 보다.

오늘도 비움 앞에 또 작아지는 나.


그래서일까.

유난히

긴 세월, 말없이 기다리며

비움을 보여주는

저 텅 빈 의자를 보니,

고개가 숙여진다.


2025.10.21. 출근길에 만난 텅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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