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빛과 말빛이 먼저 한결같아야지
나의 얼굴을 바라보는 너의 눈빛과
나의 이름을 부르는 너의 말빛이
한결같았으면.
아니다.
너의 얼굴을 바라보는 나의 눈빛과
너의 이름을 부르는 나의 말빛이
먼저 한결같아야지.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
먼저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눈빛을 보게 되고
다음 그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 말빛을 듣게 된다.
눈빛이 웃을 때 말빛도 웃고
눈빛이 슬플 때 말빛도 슬프면
투명한 눈빛과 말빛이 같음에 있는 그대로 마음을 나누기에 편안한 반면.
눈빛은 웃는데 말빛은 비웃음이 섞여 있는 듯하고
따뜻한 눈빛을 보내면서 말빛은 냉담함이 느껴지기도 하며,
눈빛은 슬픈데 말빛은 들뜸이 드러나기도 하고
차가운 눈빛을 보내면서 말빛은 다정함이 느껴지기도 하며.
엇갈리는 눈빛과 말빛이 다름에 속내를 알기 어려워 마음을 나누기에 조심스럽기도 하다.
2025년 양력 첫날도, 음력 설날도 모두 보내면서 또 한 살이 더해졌으니
그 사람의 눈빛과 말빛의 같음과 다름에 내가 흔들리지 말고
나의 눈빛과 말빛이 같은 빛을 낼 수 있도록 더욱더 집중하자.
나로 하여금 그 사람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갑자기 <빛>이라는 낱말이 들어간 단어들이 궁금하여, 정확하게 확인하고자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검색해 보았다.
햇빛 (해의 빛), 달빛 (달에서 비쳐 오는 빛), 별빛 (별의 반짝이는 빛)
눈빛 (눈에 나타나는 기색, 눈에서 비치는 빛 또는 그런 기운), 몸빛 (몸의 표면에 나타나는 빛깔)
말빛 (?) 그런데, <말빛> 단어가 검색되지 않는다.
눈에 나타나는 기색은 눈빛이라고 하는데, 말에 나타나는 기색은 왜 말빛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내가 찾고자 하는 말빛과 유사한 단어는 말눈치, 말귀, 말뜻, 말속이다)
한사람이 보여주는 눈빛은 상황에 따라 공기가 매우 다르다.
마찬가지로, 한사람이 들려주는 말본새 역시 상황에 따라 뉘앙스가 매우 다르다.
<말빛> 단어의 부재에 대하여 이유는 모르겠다. 당연히 모르는 일이지만,
나는 나만의 의미를 품은 <말빛> 단어를 마음사전에 저장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