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봄

나의 봄도, 나무의 봄을 닮고 싶다

by 시간나무

겨울 내내

바짝 마른 줄기에

매달린 앙상한 가지가

부러질까 위태로워 보이지만


봄이 손짓만 하여도

보이지 않는 나무만의 물길이

나무의 뿌리를 타고 줄기를 지나

가지가지마다 따라 흐르고 흘러

어느 한순간

가지 끝에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몇십 년을 보았던 경관이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저 신비로움 그 자체이다.


"살아있니?"라고 물어봐야 할 만큼

'살아날 수 있나!' 하고 의문이 들 만큼

처량한 모습으로 서 있지만

변함없이 생명을 품고 있다가

생동의 때가 되면 다시 살아나는

나는 이것을 '기적'이라 말하고 싶다.


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하여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나

바로 그 물줄기의 방향까지 바꾸어야 하기에

모진 풍랑 속에서도 끌어모은 온 힘을 기울이고

뼈를 깎는 고통마저도 묵묵히 견디어내기 때문이라고.


생명의 존엄함을 아는 나무.

강인함으로 자신을 지키는 나무.

나의 봄도

나무의 봄을 닮고 싶다.




[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

24 절기 중 첫 번째 절기로 양력 2월 4일 경이다. 동양에서는 이 날부터 봄이라 하며 입춘의 풍습으로 종이에 '입춘대길(立春大吉: 입춘에 크게 길하다)'과 같이 입춘을 송축하는 글을 써서 대문에 붙인다.

(2024년 입춘은 2월 4일이었는데, 2025년은 2월 3일이다. 이유는 2021년부터 윤년 다음 해의 입춘은 평년의 2월 4일보다 하루 빠른 2월 3일로 4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눈빛과 말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