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경험공유_ 1)제품 생산처는 어떻게 알아보았나요?
창업자 중에서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질문이 있다면,
"이 제품 어디서 만들었어요? 저도 소개받을 수 없을까요?"이다.
나 또한 질문에 대한 답을 거절했던 적도 있다. 그건 네가 알아봐----- 와 같은 냉정한 대답만을 주었었다.
그만큼 공장을 알아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거칠고, 시간을 많이 소비하며,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지금은 생산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앱도 있으며, 카페에 그러한 정보만을 모아놓은 곳도 많다.
하지만 내가 막 창업을 시작했을 때는 그런 정보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나의 첫 상품이었던 선글라스를 내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디서 만든단 말인가? 정말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다 회사에서 일하던 때가 생각났다. 회사 다닐 때 시장조사차 박람회를 많이 다녔었는데, 그때는 박람회가 그저 구경거리 장소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곳에 모든 제작자, 판매자 등이 집결해서 모이는, 그야말로 제조와 관련된 것은 모두 모이는 장소라는 것이 생각났다.
일단 국내에서 제일 큰 옵티컬 박람회를 알아보았다. 그랬더니 대구에서 1년에 1번 열리는 박람회가 있었다. 대구는 섬유뿐 아니라 옵티컬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것이 모여있는 지역이다. 다행히도 시기가 맞아 무작정 기차를 타고 대구에 방문하여 박람회를 둘러보았다. 아마 이것이 창업하고 처음이었던 나름의 출장 이리라! :)
박람회를 둘러보며 내가 찾는 감성의 선글라스를 만드는 곳이 어디인지, 어디 제품이 마음에 드는지를 살폈다. 그러다 관심 가는 제품이 있으면 제일 높은 분(?)을 찾았다. 난 이 시점이 제일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모르는 분께 말을 건다는 것이...
"안녕하세요! 사장님이세요? 뭐 좀 여쭤볼게요. 제가 선글라스를 제작하고 싶은데 혹시 가능할까요? 제가 아직은 작은 회사라서, 수량은 많지 않아요. 혹시 최소 수량과 그에 따른 제작단가를 알 수 있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최소 수량이 많으면 낙담하며 뒤돌아서기도 하고, 수량이 괜찮으면 단가가 높아 뒤돌아 서기도 했다. 그러다가 호의적으로 반응해주는 업체가 있으면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사장님의 명함을 하나둘 받아온다.
그렇게 받아온 명함을 가지고 다시 한번 메일을 보내 구체적으로 내가 진행하고자 하는 디자인과 수량을 보낸다. 그러면 대부분 나를 기억하며, 친절하게 답을 주시고 생산까지 진행하게 된다. 중간중간 모르는 부분은 사장님께 많이 물어보는 편이다.
여기까지가 나의 공장 알아보기 일화이다. 막상 해보면 어려운 일은 아니나 알아보기 위해 한발 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왠지 무시당할까 봐 두렵기도 하고, 터무니없는 가격이 나올까 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발품을 팔지 않으면 첫 시작부터가 되지 않으니 나설 수밖에 없다. 그래도 퇴짜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으니 속이 풀리는 면도 있다.
요즘은 해외 생산도 많이 알아보는 듯하다. 해외도 똑같이 박람회에 참가하면 좋으련만 해외까지 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쉽지는 않다. 그래도 근래는 알리바바와 같이 해외 제작자들을 모아놓은 웹페이지도 많이 생겼다. 이 또한 다른 의미로 발품을 팔아야 한다. 웹서핑을 열심히 하면서 본인이 원하는 상품을 제작하는 업체 리스트를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는 그 업체에 관련 자료를 보내고 최소 수량과 단가, 배송기일을 물어보며 파트너가 되어줄 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 꼭 샘플을 받아보고 제품 품질에 대한 검증도 필요할 것이다.
여전히 생산처를 알아보는 것은 어렵다. 다시금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게 되면, 그 첫발인 공장 알아보기가 너무 하기 싫어 그냥 신상품 제작을 하지 말까를 수도 없이 생각하게 된다. 예민한 질문인 줄 알면서도 그거 어디서 만들어요? 저도 소개받을 수 있을까요?를 물어보기도 한다. 그러다 흔쾌히 알려주는 분이 있으면 얼마나 천사 같아 보이는지!
워낙 발품을 팔고, 검증의 시간까지 보내는 작업이라 나만의 노하우나 영업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부분도 있다. 괜찮은 업체를 많이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자산이 되니 말이다. 생산처를 안다는 것은 단순히 제작을 넘어 어떠한 신뢰관계를 가지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 관계가 탄탄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하는 제품이 탄생하는 듯하다. 제작하려는 상품이 있다면, 일단 한발 밖으로 내어보자!
<생산처 알아보기 TIP!>
◆ 왕도는 없다. 발품을 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본다 ㅜ.ㅜ (온, 오프라인 상관없이;;;)
◆ 박람회를 적극 활용해보자! 크고 작은 업체들을 만날 수 있으며, 상담을 두려워하지 말자.
◆ 크고 작은 주제로 다양한 박람회들이 있다. 관련된 내용은 검색을 통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 박람회 방문이 어려울 경우에는 인터넷 발품을 열심히 팔자. 업체를 검색해서 적극적으로 메일을 보내고 조건이 맞으면 미팅을 가져본다.
◆ 근래 제작업체만을 모아놓은 인터넷 카페들도 많다. 카페도 검색해 보고 견적서를 받아본다.
◆ 중국 생산은 알리바바와 같은 포털을 활용한다. 상세페이지를 자세히 살핀 후 메일로 제작 가능 여부를 타진해 본다.
◆ 천사 같은 지인이 곁에서 모든 것을 알려주고 업체를 소개해준다면 그것 또한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