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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위 Aug 28. 2021

창업과 회사는 어떻게 다른가요? 차이점은?

#창업경험공유#창업일지


내가 창업을 시작하고 나서 친구들에게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와 부럽다~ 나도 언젠가는 창업하고 싶은데.", 혹은 "와 대단하다. 어떻게 창업을 했냐. 나도 하고는 싶은데..."이다. 창업한 것을 크게 칭찬해주고, 부러워하며, 대단한 것으로 여기며, 그렇지 못한 자신들을 자책하며 현실을 한탄했다. 난 개인적으로 회사보다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프리랜서의 개념인 사업이 나에게 맞는 듯하여 창업을 시작한 것이다. 회사도 다녀보았기 때문에 창업과 회사의 장단점을 모두 알 수 있었다. 이것은 개인의 포부와 인생 목표와도 결부가 되겠지만 개인 성향과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것과도 연결된다고 본다. 즉, 창업을 했다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으며, 회사를 다닌다고 혼자 씁쓸해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창업을 했다고 부러워할 필요도 없으며,
회사를 다닌다고 혼자 씁쓸해할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우선 창업과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정말 크게 다른 세상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나의 DNA를 바꾸는데 큰 애를 먹었다. 그 두 라이프가 이렇게도 외계 혹성과 같이 다를 줄은 몰랐다. 돈의 개념도 시간의 개념도, 인간관계도, 일의 종류도 너무나도 달랐다. 


먼저 돈으로만 보았을 때 나에게 매달 매달 생기던 자금이 사라졌다. 그야말로 나의 순수한 힘으로 돈을 벌어야 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돈이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명확한 노동의 결과가 없었다. 돈 생길 일이 없으면 가슴이 팍팍 조여왔다. 어떻게 자금을 만들어야 할지 막막해질 때가 있다. 이런 것은 직장 다닐 때 생각해 보지도 못한 기분이다. 썩 유쾌하지는 못하다. 그러다가 수입이 생기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월급과는 차원이 다르다. 아마 순수한 나의 힘이 온전히 들어가서일지도 모른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너무나도 순수한 노동의 대가이기 때문에 내가 움직인 만큼 액수가 달라진다. 이것 또한 직장 다닐 때 느껴볼 수 없는 기분이다. 액수가 커질수록 지금까지 몰랐던 나의 능력과 존재감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러다가 거래처에 대금을 지불해야 할 때가 되면 또 깜짝 놀란다. 직장 다닐 때 내던 적금, 카드금액과는 현저히 다르다. 이 돈을 어떻게 송금시킬 수 있을지 덜덜 떨며 이체를 한다. 실제로 나의 계좌이체 한도금액이 적어서 한동안 은행을 다니며 이체 한도를 높이는 게 일과 중 하나였다. 이 돈의 흐름을 잡아가고 이해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지금도 나의 월급을 만드는 게 쉽지 않지만 돈이라는 존재가 예전에 비해 친근하다. 나로 인해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돈이라는 것이 실제 생명체처럼 다가온다. 


시간 개념은 무시 무시하게 다르다. 하루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창밖으로 보이는 단풍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저 단풍을 지금 당장 즐기지 않는다면 그냥 이 가을이 훌쩍 지나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사무실로 향하던 버스에서 내려 산책길을 넋 놓고 걸었다. 직장을 다녔더라면 시도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느낀 가장 로맨틱한 경험이었다. 그날 길을 걸으면서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것에 고마워했다. 게다 월요병이 일체 사라졌다. 일요일이 되어도 월요일이 되는 것이 두렵지가 않았다. 그런데 그게 다르게 말하면 불금도 불토도 없다는 말이다. 현재 나에게 요일이 무의미해졌다. 그저 하루, 하루, 하루가 있을 뿐이다. 주말이 되어도 설레지도 않고, 휴일이 되어도 의미가 없다. 어쩔 때는 일하는 하루가 한 주 7일, 한 달 30일인 것이다. 스스로에게 휴가를 줄 때도 있지만 마음이 편치 않다. 묘하게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그날 가을에 취해 찍은 풍경들, 출근길에 무심히 내려 가을에 흠뻑 취했었다.


일은 어떠할까? 직장을 다니면 동료의 도움과 조언을 받아 일을 해결할 수 있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과 최고를 지향하면 된다. 하지만 사업을 하면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누구는 사업의 성공은 문제 해결과 직결된다고도 했다. 창업 후에는 모든 일이 문제의 연속이었며 처음 겪는 일이라도 꼭 해결방안을 찾아야 했다. 그건 그렇다 치지만 기획, 디자인, 영업, 마케팅, 고객관리, 재고관리, 매장 디스플레이 등 모든 일련의 과정을 해낼 수 있어야 했다. (글 쓴 당시의 소기업 규모일 경우, 거의 1인 기업의 경우) 어느 특정 분야의 일을 알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해야 할 때의 답답함이란... 그런데 하지 않으면 월급이 전혀 없다. 마음이 먹먹해진다. 그러다 가을 단풍이 예쁘다고 버스에서 충동적으로 뛰어내려 행복을 느끼는 것이 지금 창업을 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다.  


사업과 직장의 세계는 정말 다르다. 직접 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자신과 잘 맞을 것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찾길 바란다. 단순히 돈만 생각하기보다 자신의 인생 가치관과 목표, 행복해질 수 있는 요소를 잘 생각해서 창업과 직장생활을 생각해 보길 바란다. 왠지 직장의 다음이 꼭 창업인 것 같은 현재의 모습이 옳지는 않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난 시간의 자유, 능력의 최대 발현을 위해 창업을 했으며, 그런 자유가 나에게는 잘 맞는 것 같아 직장생활은 내심 접고 사업에 집중하자고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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