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쩌면 우리는 같은 고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자주 또는 문뜩 찾아오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에는 밀려오는 생각에 잠겨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한없이 나를 혐오하고 이내 다시 나를 달랜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익숙해진다 생각했고, 겪으면 겪을수록 좀 더 빨리 탈출했던 것 같다.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나는 나로서 내 모든 것들을 컨트롤할 수 없다. 그저 그 시기가 지나가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또 나에게 그 시기가 찾아왔고 그저 가만히 또 지나가길 기다리기엔 내가 해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래서 더욱 그 시기가 고통스러웠다. 시간을 갖고 기다리기엔 그 시간에 해야 할 것들이 더욱 무겁게 다가왔고 나는 통제할 수 없는 나 자신이 미웠다.
내 메모장에는 나의 감정의 무덤들이다. 내 마음이 휩쓸릴 때 주로 모든 것들을 토해놓는 곳. 그래서 가끔은 다시 읽기에 부끄럽고 거북하기도 하며 다시 읽을 수 있어서 기쁘기도 했다. 그때의 적나라한 마음들이 녹아있어서 솔직한 생각들로만 이뤄져 있어서 자주 들여다보지는 않는다. 그날의 마음이 다시 상기되니까 감정이 배가 되는 것 같아서
그렇지만, 내 감정에 직면하기엔 아주 좋은 수단이다. 그래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나는 그 무덤을 열었다.
그게 이 글의 시작이 되었다.
나는 결국 같은 고민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었다. 나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 때쯤 그 고민은 다시 표면 위로 올라왔다. 내 깊은 마음속 어딘가에 항상 자리 잡고 있다가, 통제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기다렸다는 듯이 커지는 듯했다. 일 년 전 나를 괴롭히던 것도, 지금의 나를 괴롭히는 것도, 미래에 나를 괴롭힐 것도 역시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직면해보려고 한다. 항상 복잡한 나를 감당하지 못해서 미루고 감추고 숨겨왔던 모든 것들을 마주 보려고 한다.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이르다면 이른 이 시기에 미뤄둔 숙제를 먼지 쌓인 퀴퀴한 내 마음을 하나씩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다 보면 적어도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