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시대, 방향의 문제

by ㅎㅇ

새벽 3시에 일어나 지그문트바우만의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읽었다. 몇 개의 챕터를 읽다가 껐다. 저자는 월드와이드웹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2000년대 중반 사람들의 140자 이내로 글을 전달하려 하고, 데이트홈페이지에서 사람을 만나며 뭔가를 잃고 있다고 얘기하는데, 지금은 그보다 더 진화된 앱들이 나오고, 심지어 ai의 창의력으로 인해 인간이 위태로운 마당에 그가 하는 걱정들이 너무 지협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제 이것들을 품에 안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세상을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안 좋아질 것이다. 그런데 안 좋아질 부분에 대해서만 천착하면 우리는 너무 불행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ai가, 데이팅앱이, 이 모든 것들이 세상을 좋아지게 하는 것들이 무엇이 있냐도 불행만큼 고민해보려고 한다.


편의성. 엄청나게 편리함을 주었다. 내가 몇 가지 프롬포터를 제시하면 글이 뚝딱 나오고, 정보가 정리되어 나온다. ai는 나의 삶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그렇지만, 인간이 설 자리는 위협을 받겠지. 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인간이 하는 법. 이 선택은 ai만큼 합리적이지 않고, 꼰대적일 수도 있다. 그러니까 객관성이 결여된 주관적인 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걸 인간만의 가진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ai에게 도움은 받되, 나아가는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는 자유. 그것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Ai가 발전될수록 13년 차 기획자인 나의 역할은 선명해진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

누구의 욕망을 건드릴 것인가,

어떤 방향으로 브랜드를 밀 것인가.


브랜드는 계산이 아니라, 편향된 믿음에서 시작된다. ai는 계산을 강화하지만, 믿음을 만들지는 못한다. 기술이 인간을 위태롭게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사고를 멈출 때 위태로워진다. 편리함에 기대 사고를 생략하면 퇴화한다. 편리함을 발판 삼아 더 멀리 생각하면 확장된다. 결국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아니라, 인간의 태도다. 도구를 두려워할 것인가, 도구를 활용해 더 선명한 방향을 설정할 것인가.


세상은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더 복잡해질 것이다. 나는 그 복잡함 속에서 계산은 ai에게 맡기고, 방향은 인간이 붙드는 시대를 기대한다. 믿음은 아직 인간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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