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벽면에 갑자기 생기기 시작한 곰팡이와 싸워 이긴 줄 알았는데, 평범한 버섯도 아니고 평범한 곰팡이도 아닌 것이 계속 생기면서 묘한 악취까지 풍기기에 전문가를 불러 확인해보니... 원인은 윗집 화장실의 누수.
누수가 있다고 이야기하자 관리실에서는 윗집에 내 개인 연락처를 전달해 버렸다. 모르는 번호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지 않아서일까. 80이 넘으신 할아버지는 이른 아침에 철물점 아저씨들 둘을 대동하고 우리 집 문을 두드리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다 생각하면서 문을 열어주었더니 할아버지를 따라온 철물점 아저씨들이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여자 혼자 사는 집은 냄새부터 다르다는 소리로 속을 뒤집어놓은 것으로는 모자라, 자기들이 직접 윗집 누수인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베란다에 놓아둔 화분을 엎어 깨고, 욕실 천장 일부까지 파손하더니 변상 얘기가 나오자마자 황급히 도망가 버렸다.
이 난입을 시작으로 중간에 아주 많은 일이 있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화장실 누수는 천신만고 끝에 윗집 책임으로 처리했으나, 윗집 할아버지가 베란다 누수는 책임질 마음이 없다고 버티고 있는 탓에 우리 집 베란다 천장은 못 볼 꼴이 되어 있다.
그
리
고
계절이 바뀌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마자 수도관 동파 문제가 하루 걸러 한 번씩 발생하는 중.
대체 무슨 조화인지 온수관만 말썽이라 이 날씨에 찬물로 씻어야만 하는 혹한기 훈련 상황이 실시간 진행 중이다. 매일 드라이기로 녹이고 있기는 한데, 물 튼 순간 찬물이 쏟아지는 건...... 막을 도리가 없다.
누수와 수도 동파와 생업의 사이이서 실시간 전투를 하며 얻은 교훈들은 한숨 돌리게 되면 하나하나 정리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