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주린이의 차트 여행(현대차가 던지는 미래)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아틀라스

by 칠렐레팔렐레

흐린 월요일 새벽, 차트 여행을 이어가는 은퇴한 주린이의 시선은 자동차를 넘어 로봇으로 향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품에 안고 내놓은 ‘아틀라스’는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 투입되는 상용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다.


현대차가 로봇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연기관차 시장의 정체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기업이 미래 5~10년 뒤의 성장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 사업 ‘신수종(新樹種)’을 위해서다.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에 국한되지 않고 로보틱스, 자율주행,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을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2035년까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단순 판매를 넘어 ‘RaaS(Robotics-as-a-Service)’라는 구독형 서비스 모델로 확장하려는 현대차의 시수종 사업 전략은, 로봇을 새로운 수익 모델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제조 혁신도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 생산 공정에 로봇을 투입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현대차의 핵심 전략이다. 구글과 엔비디아와 협력해 ‘피지컬 AI’를 구현하고,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아틀라스 같은 로봇이 대신한다. 이는 안전성을 높이고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 혁신을 이끌어낸다.


자동차와 로봇은 기술적으로도 긴밀히 연결된다. 자율주행, 센서, 액추에이터, 배터리 등 핵심 기술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낸다. 자동차 개발에서 쌓은 양산 능력과 제어 기술은 로봇에 적용되고, 로봇의 고도화된 인공지능은 다시 자율주행차에 이식된다.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개발-생산-서비스’를 아우르는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현대차의 그림이다. 2026년 현재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상장을 추진하며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고,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거점을 마련하며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구조도 흥미롭다. 현대차그룹은 약 88%의 지분을 보유하며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HMG 글로벌을 통한 공동 출자, 정의선 회장의 개인 지분, 현대글로비스의 참여,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이 맞물려 있다. 2026년 CES에서 아틀라스의 양산 가능성이 재평가되면서 나스닥 상장 논의가 본격화되었고, 이는 단순한 로봇 제조사를 넘어 그룹의 미래 AI 및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올 뉴 아틀라스’가 갖는 의미다. 과거의 아틀라스가 화려한 공중제비로 기술력을 과시했다면, 2026년형 아틀라스는 전동식으로 완전 재설계되어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된다. 구글 딥마인드와 협업해 시각적 인지 능력을 극대화하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능력을 갖췄다. 특정 작업만 수행하는 전용 로봇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물류·순찰·제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인간의 관절 범위를 넘어서는 360도 회전 관절은 좁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현대차의 로봇 투자는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를 넘어, AI 로보틱스 플랫폼 기업으로의 혁신과 전환을 의미한다. 자동차와 로봇, 그리고 인공지능이 맞물려 만들어낼 새로운 생태계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가치를 다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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