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와서
베트남은 오토바이가 정말 많다. 무질서 속에 질서를 이루며 수많은 오토바이가 사고도 없이 제 갈 길을 간다. 차 안에서 바라보는 이색적인 풍경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른들은 빠짐없이 헬멧을 쓰지만 함께 태운 아이들은 씌우지 않는다. 더운 낮에도 패딩을 입고 타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이동을 목적으로 한 실용적인 오토바이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문득 내가 다낭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의 나보다 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 태어나는 것은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이후의 삶은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우린 배운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난 것과 내전이 끊이지 않는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는 것은 분명 차이가 크다.
나의 학창 시절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이었다. 결코 선진국이라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개도국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할 것이다. 불과 얼마 만에 대한민국은 그렇게 성장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나라에 태어난 덕에 다낭으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낭 근처 호이안에서 현지 청소년들로 보이는 무리를 만났다. 우리가 한국 사람을 바로 알아보듯 그들도 그랬나 보다. 우리 가족을 향해 ‘안녕하세요’를 외쳤고 어쩌다 보니 그들과 사진 한 장을 찍게 되었다. 우당탕탕 벌어진 일이라 그들의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갖고 있었다면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에 와서 큰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파독 광부, 중동 건설 근로자 등 우리나라 역시 얼마 전만 하더라도 그런 위치에 있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는 무시와 차별을 견디며 산업 역군으로 활약한 그들의 노력이 숨겨져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횡포를 부린 악덕 업주들의 사례를 뉴스를 통해 보게 된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뉴스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못난 사람들이 그런 일을 자행하고 있을 것이다. 간절히 소망한다. 그들이 이 사실을 꼭 알게 되기를. 자신이 사업주로서 외국인들을 부릴 수 있게 된 건 운 좋게 한국에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