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되지 않은 황제》
드니프로는 넓었다.
그러나 그날은 좁았다.
연기가 강 위에 내려앉았다. 불타는 나루터가 셋. 무너진 목책이 둘.
제2여단은 이미 절반이 사라졌다.
"후퇴! 남쪽으로!"
깃발이 쓰러졌다. 기병이 밀려들었다.
루스 기병은 빠르지 않았다. 많았다.
그리고 그 뒤에는 더 많은 그림자가 있었다.
부족 깃발들.
공작의 깃발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이 전쟁을 계획했지만, 누군가는 그냥 기회를 본 것이다.
제7군단 제4여단은 측면을 지키고 있었다.
"저건 루스 본대가 아닙니다!"
전령이 외쳤다.
"그럼 뭐냐!"
"부족 연합입니다! 남쪽까지 내려왔습니다!"
지휘관은 이를 악물었다.
이건 계획된 전선이 아니었다. 루스 본대는 강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부족들은 마을을 향했다.
보급로가 끊겼다.
제7군단은 물러나지 않았다.
후퇴는 했지만, 도망치지 않았다.
제4여단이 강변 능선으로 재배치되었다. 기병이 측면을 파고들었다.
"지휘관은 어디 있나!"
"남하 중!"
"그럼 우린?"
"버텨라!"
강은 피로 물들지 않았다. 그러나 진흙은 이미 붉었다.
오후가 되자 전선은 세 갈래로 갈라졌다.
본대 vs 본대. 부족 vs 마을. 약탈 vs 보급로.
전쟁은 하나가 아니었다. 제7군단은 한 곳에서 싸웠지만, 전장은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해가 기울 무렵, 먼지 구름이 보였다.
중앙군 기병이었다.
제4여단 지휘관이 먼저 봤다. 먼지의 양이 달랐다. 속도가 달랐다. 정렬이 달랐다.
북방 국경 22년의 기병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니케포로스 장군이다."
누군가 말했다. 확인한 게 아니었다. 느낀 것이었다.
전령이 말을 달려왔다.
"폐하 도착 예정!"
제4여단 지휘관이 웃었다.
"그럼 버틸 수 있다."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믿음은 있었다.
스비아토슬라프는 같은 먼지 구름을 봤다.
언덕 위에서였다. 강 건너편이었다.
먼지의 방향이 달랐다. 속도가 달랐다. 저건 패주하는 군단이 아니었다. 증원이었다.
"왔군."
그는 미소 짓지 않았다.
그의 뒤에서, 부족 깃발 하나가 강을 떠나 남쪽 마을로 달렸다. 그는 그것을 막지 못했다. 이미 세 번째였다.
막지 못한 순간, 자신이 원하는 전쟁과 실제 전쟁 사이의 거리가 돌이킬 수 없이 벌어졌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압박으로 시작했다. 협상을 원했다.
그러나 지금 강 건너 마을에서는 그의 이름으로 불이 타고 있었다.
노장이 다가왔다.
"철수해야 합니까."
스비아토슬라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연기를 봤다. 강을 봤다. 남쪽을 봤다.
머릿속에서 계산이 돌았다.
철수하면 무엇이 남는가. 불탄 마을. 죽은 병사. 굶주린 부족. 그리고 제국의 응징. 협상은 없다. 철수는 패배다. 패배한 공작은 천막 안에서도 안전하지 않다.
그렇다면.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강 하구 너머. 헤르손.
"이미 선을 넘었다."
노장이 굳었다.
"공작."
"제국이 움직이기 전에 내가 먼저 친다."
"헤르손은 함대가---"
"함대가 있다. 그래서 친다."
스비아토슬라프가 돌아섰다.
"함대가 묶이면 흑해가 멈춘다. 흑해가 멈추면 제국은 협상 테이블로 온다. 내 발로 기어들어가는 게 아니라."
노장은 입을 열지 못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맞는 말도 아니었다. 그 경계 어딘가에 있었다. 그리고 그 경계에서 내리는 결단이 전쟁의 방향을 바꾼다는 것을, 노장은 오랜 세월로 알고 있었다.
"황실함대가 오기 전에 끝내야 한다."
"황실함대가 오면?"
스비아토슬라프는 잠시 침묵했다.
남쪽 바람이 불었다. 연기 냄새가 실려 왔다.
"그러면 진짜 전쟁이다."
그는 웃지 않았다.
"나는 처음부터 그걸 원하지 않았다."
노장이 조용히 물었다.
"지금도?"
스비아토슬라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강을 내려다봤다. 물은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전선이 어떻게 되든, 강은 멈추지 않았다.
"롱십을 띄워라."
그의 목소리는 낮았다.
"헤르손으로 간다."
그날 밤, 롱십 스물두 척이 강을 내려갔다.
소리 없이. 불 없이. 안개를 덮고.
선두에 스비아토슬라프가 서 있었다. 망토 아래 갑옷이 있었다. 강은 넓었다. 어둠 속에서도 물결이 보였다.
노장이 다가왔다.
"후회하십니까."
"아직."
"언제 후회하십니까."
스비아토슬라프는 잠시 생각했다.
"끝나고 나서."
노장이 입을 다물었다.
배가 강을 내려갔다. 헤르손의 불빛이 아직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바람의 방향이 달랐다. 바다 냄새가 실려 왔다.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이 결단이 옳은지 그른지는 아직 몰랐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았다.
움직이지 않으면, 먼저 흔들리는 건 자신이다.
강은 멈추지 않았다.
마르코스의 기록.
이 기록은 전장에서 쓰지 않았다. 사흘 후 도착한 전령의 보고와 생존 병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오늘 드니프로에서 세 번의 전투가 있었다. 그리고 그 셋은 하나가 아니었다.
군단은 버텼다. 그러나 전선은 늘어났다.
그리고 그날 밤, 강 위에서 불빛이 사라졌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롱십이었다. 방향은 남쪽이었다.
나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그러나 쓰지 않았다.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나는 그 판단을 후회하게 된다.
--- 제9화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