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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단상 16. 비개발자의 3주 MVP 개발기

- 궁하면 통한다 -

by 여철기 글쓰기

최근 브런치에 글이 뜸했습니다. 하루에 12시간 이상 MVP 개발에 몰입하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AI 에이전트를 흉내내는 수준이지만, 사업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도전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기획만 하고 개발자를 통해 MVP를 개발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적당한 개발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여유 있는 돈도 없었어요. 그래서 최근 비개발자도 개발할 수 있게 도와주는 툴들이 많다는 말 하나 믿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하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이런 마음으로요.


외계어에서 대화로


개발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던 제가 3주 만에 20년 경력 개발자에게 "이 정도면 잘 만들었다. 비개발자가 만들었다면 훌륭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개발 중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애로사항에 대해 대화가 되더군요.


3주 전에는 개발자들의 말이 외계어처럼 들렸는데, 이제는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해졌어요. 그 개발자분이 "세부사항은 정말 개발자에게 맡기고, 이제는 사업에 집중하셔라"고 하시더라고요. 핵심 기능은 이미 구현되었고, 그 이상은 개발자들의 영역이라고 하셨습니다.


사실 반신반의했어요. 정말 제가 개발을 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하지만 더 물러설 곳도 없는 절박함으로 시작한 MVP 소프트웨어 개발이었습니다.


뿌듯함과 깨달음


막상 제대로 구현되는 걸 보고 너무 뿌듯했어요. 코드 한 줄 한 줄이 동작할 때마다 마치 마법을 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수없이 많았어요. 에러 메시지를 보면서 멘붕이 오는 날도 있었고, 밤새 삽질하다가 결국 간단한 오타 때문이었다는 걸 알고 허탈해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막힐 때마다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았다는 거예요. 개발 초보인 저에게는 정말 사소한 것까지 모든 게 궁금했거든요. 지인들에게 계속 물어보기도 미안하고, 기초적인 질문들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결국 가장 많이 의지하게 된 건 AI였습니다. 몇 시간이고 계속 질문해도 지치지 않고 답해주니까요. 덕분에 조금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건,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정말 맞다는 거예요. 너무 쉽게 좌절하지 마시고 도전해 보세요.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아직 세상은 그렇게 각박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직은 AI가 만능이 아닌 사람들이 필요하거든요.


물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어요. MVP는 시작일 뿐이고, 이제 진짜 사업을 만들어가야 하는 단계니까요. 하지만 이 3주의 경험이 저에게는 큰 자신감을 줬습니다. 못할 것 같았던 일도 절박함과 끈기만 있으면 해낼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요.


혹시 저처럼 개발은 모르지만 꼭 필요한 서비스가 있다면, 한 번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세상에는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고, 도구들도 많이 발달했어요.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거든요.



앞으로도 이 여정을 계속 공유해드릴게요.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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