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할매.

이제부터 첫걸음.

by 이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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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버리 할매는 이야기를 좋아해. 하루 종일, 밤새도록 책을 읽어. 하루 종일 밤새도록 드라마를 봐. 울다가, 웃다가. 어금니를 앙~ 물고. 주먹을 꽉 쥐면서.

지금까지랑 이제부터 사이의 다리 위에서 서부 지중해 10박, 크루즈를 다녀왔어. 열 평 남짓 아지트에서 방콕. 멍때리기랑. 피아노랑. 실내 자전거랑. 컴퓨터를 친구 삼아 한 달.

이제부터를 향한 첫걸음. 화실 수업을 다녀왔어. 양임이의 점심 초대에 오지랖이 발동해 효선이랑 함께 갔네. 효선이가 가져온 묵은지랑 새 김장 김치. 양임이. 정순 사모. 현아. 미자가 건네준 김치로 냉장고가 한가득. 아마도 일 년 내내 넉넉하리라. 사랑의 빚이야.

시립 도서관 초청 강사, 2026 트랜드 코리아 한다혜 연구 위원의 강연에 참석. 소비자 중심의 키워드 10가지. 한 가지만 기억해. 소비로 이끄는 것, 인간의 기분이라는 것. 기분 좋아서 사고. 기분 나빠서 사고. 술, 담배랑 같네. 기분 좋아서 한 잔, 기분 나빠서 한 잔. 또 하나, 이전의 소비 형태인 <더 좋게. 더 빠르게. 더 싸게> 라는 게 <더 행복하게. 더 차분하게. 더 신나게>로 바뀌었다네. 작고. 많은. 짧게. 요 단어도 기억나.

= 싸구려로 주변을 채우지 말래.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잃어버려도 아쉽지 않은 싸구려 볼펜보다 비싼 몽블랑 하나를 선택하라네.

= 21세기 문맹자는 글을 읽고 쓸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 학습하고. 폐기하고. 재학습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해. 책에서 봤어. 어리버리 할매는 책을 좋아해. 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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