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렇게 간단한 Fn Lock 키가 있는 것을 모르고 오전 내내 실랑이를 벌였다. 이 키가 자판기의 오른쪽 상단에 버젓이 나와 있는데도 2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관심없이 사용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치 운전만 할 줄 알았지 차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처럼 늘 사용하는 기능과 키만 사용했을 뿐 무엇이 있는지 어떤 기능인지 아무런 관심도 없이 무심히 사용했다는 것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다.
어젯밤 늦도록 작업을 하고 나서 무엇을 잘못 건드렸는지 어느 순간부터 화살표 방향키가 정상대로 작동되지 않고 문장의 맨 앞과 끝으로만 움직여서 작업에 불편을 겪다가 작업을 마무리 하고 잠자리에 들었었다. 내일 아침 노트북을 켜면 당연히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기대하면서..
그런데 웬 걸. 아침에 일어나서 표 작업을 하는데 어제와 같은 증상이 그대로다. 게다가 Ctrl+방향키를 누르면 표가 늘어나고 줄어들어야 하는데 꼼짝을 하지 않는다. 키보드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면서도 무엇을 건드렸는지 답답한 심정에 이것저것 눌러보았음에도 전혀 반응이 없다.
그래서 아들에게 카톡 문자를 넣었다. 월요일 교수님과 한창 미팅시각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혹시라도 시간 날 때 보고 이 어미의 답답한 심정을 해결해 달라는 기대감에서다. 자판기를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바쁜 아들을 위해서 내가 해결해 보려고 삼성전자 서비스센타에 전화를 하자 노트북 기기 문제가 아니라 한컴 프로그램상의 문제인 것 같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그래서 알려준 번호대로 전화를 하자 주요 문의사항은 링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며 문자로 안내해주겠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한컴회사에 회원 가입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며 제품등록과 제품소개 메뉴가 나와서 포기했다.
차라리 인터넷검색을 하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아서 이런 저런 내용으로 검색을 하면서 정확히 어떤 내용이 문제인지 키보드를 눌러보고 확인을 해보는 가운데 바쁜 아들에게서 한참 후에야 문자가 왔다.
[아들] [오후 12:35] 마우스 배터리를....
[아들] [오후 12:36] 나도 그건 잘 모르겠다 ..
아들 말대로 마우스 배터리를 빼서 다시 끼워보기도 했지만 마우스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고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Fn 기능이 계속 작동되고 있었다는 것을 찾아내고서 Fn해지 방법을 다시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아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계속해서 보내주었을 텐데 바쁜 듯 모르겠다는 문자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다. 컴퓨터에 대해서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을 떠올렸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해결해 줄 사람은 아들 밖에 없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웬만하면 문제점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 계속 문자를 보내 주었을 아들인데 바쁜 아들을 위해서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려준 여러 가지 방법대로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기필코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각적 시도를 한 결과 Caps Lock 단추처럼 Fn Lock 단추가 오른쪽 상단에 따로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기가 막혔다. 오전내내 애를 태우며 헤맸던 것이 무지의 소치였으니 행여라도 누가 알까 허탈하기만 했다. 그러나 이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으며 또 하나 배운 셈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인터넷의 최대 수혜자다. 어떤 문제점이든 위와 같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해결했을 뿐 아니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익히고 습득을 했으니......